정부의 농성현장 경찰력 투입과 업무복귀명령에도 불구하고 철도노조가 파업 사흘째 이어가고 있는 것은 `산개(散開)투쟁`의 전술이 먹혀 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지난 28일 새벽 서울 연세대와 부산, 대전, 영주, 순천 등 철도노조 농성현장에 경찰력을 동원, 강제 해산 시키자 노조원들은 소규모 단위로 전국 곳곳에 흩어진 뒤 원활한 통신이 가능한 휴대폰을 통해 지도부와 수시로 연락을 주고 받는 이른바 게릴라전 형태인 `산개투쟁`을 벌이고 있다.
휴대폰과 함께 PC방 등 인터넷망도 흩어져 있는 조합원들에게 파업지도부의 지시나 명령 등을 전달하고 이들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도록 하는데 핵심 역할을 하고있다. 지난 29일 밤 10시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는 노조원에 대해서는 해고 등 징계절차에 돌입했지만 대부분 조합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당초 철도노조 파업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함으로써 노조원들이 흩어지자 철도사태 해결을 낙관하는 분위기였지만 휴대폰을 이용한 노조원들의 `산개투쟁`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장기화 가능성에 내심 긴장하고 있다.
철도노조 지도부측은 현재 전체 조합원 2만2,000명중 기관사 4,000명을 포함, 모두 59.1%인 1만3,000명이 업무에 복귀하지 않고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철도노조 지도부 의도대로 산개투쟁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노조원들이 5∼10명 단위로 몰려다니면서 지도부의 지시를 받은 뒤 노조원끼리 연락을 취하면서 파업대열에서 이탈하는 것을 서로 감시하고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정부측은 분석했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