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 대주주가 주식을 담보로 선물옵션에 투자하다가 결국 회사를 매각하는 일이 발생했다.
올 초 버추얼텍이 대주주 지분의 선물옵션 투자손실로 논란을 빚은 후에도 대주주의 주식담보 돈놀이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 대주주의 주식담보 제공을 공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식을 담보로 선물투자에 나섰던 코스닥기업 대주주가 불어난 투자손실을 메우기 위해 회사를 매물로 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생상품으로 80억원 가량의 손실을 봤고, 담보로 맡긴 주식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추가 증거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보유 주식을 선물옵션 대용계좌로 지정하면 시가의 60~80%선까지 위험이 큰 옵션 매수를 제외한 모든 파생상품을 매매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담보로 맡긴 주식의 주가가 하락해 대용가치가 미달할 경우 추가 증거금을 납입해야 한다.
기계제조업체인 이 회사도 지난해 말 3,000원 안팎이던 주가가 두 달여 만에 9,000원근처까지 세 배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담보가치도 큰 폭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두 달 만에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그 후 7거래일 만에 40% 가량 반등했지만, 다시 보름 만에 40% 이상 급락하면서 대용가치가 급락했다. 주식과 경영권을 장외 매각해 파생상품 투자로 입은 손실을 메우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버추얼텍도 대주주 지분을 담보로 선물옵션 매매를 하다가 최대주주가 바뀔 위기에 처했었다. 증권사는 선물투자로 입은 손실을 메우기 위해 버추얼텍 서지현 사장 지분을 장내에서 매각하려고 했고, 서 사장은 ‘증권사 직원이 멋대로 투자했다’며 법원에 반매매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한 코스닥기업 대표는 “증권 브로커들이 주식을 빌려 주면 큰 돈을 벌어주겠다고 유혹하는 경우가 많다”며 “장내에서 팔지도 못하는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돈이나 벌자는 대주주들도 가끔 있다”고 전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대주주들의 주식담보 돈놀이가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며 “대주주의 지분변동은 회사경영에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공시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