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배우든가, 아니면 무너뜨리겠다는 기개를 가져라.” 지난 1월, 삼성전자가 지난해 ‘순이익 100억달러 클럽’ 가입 등 놀라운 경영실적을 올리자 일본의 유력 언론들은 일본 기업들의 자성을 촉구하는 특집기사를 잇따라 내보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기업에 대한 부러움과 함께 경계론을 강하게 편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그야말로 한국의 대표기업이자 글로벌 리더 기업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익 등 경영실적 뿐만 아니라 브랜드 가치, 주요 상품의 경쟁력 등 모든 측면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지난해 126억달러로 전세계에서 21위를 기록, 전년도(25위)보다 순위를 4계단이나 끌어 올렸다. 주력사업의 세계 시장 지배력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플래시 메모리의 경우 3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로 확고한 1위를 유지하고 있고, 휴대폰도 지난 2000년 5%에서 14%로 증가하면서 세계 1위 도전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또한 충남 탕정에 세계 최대 LCD 단지를 만들어 본격가동을 앞두고 있다. 디지털 TV 분야에서는 세계 최대 102인치 PDP TV 개발 등을 통해 신제품 리더십을 유지하면서 또 한번 위상을 높였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강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상시 구조조정 체제’로 대표되는 변화의 유연성이다.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인력을 줄이고 비핵심 분야 사업을 매각하는 등 사업구조를 수시로 조정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소니의 이데이 노부유키 전 회장은 “글로벌 기업으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처럼) 우리도 변화해야 한다”며 삼성전자의 변화 유연성을 극찬하기도 했다. 스피드경영 역시 삼성전자가 지닌 남다른 강점이다. 삼성전자는 제품 구상에서부터 출시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5개월 정도로 일본 경쟁 업체들의 절반에 불과해 시장 선점에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미래사업을 위한 핵심역량 강화 ▦고급인재 확보 ▦경영혁신 및 글로벌경영체제 구축 등을 통해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아울러 브랜드가치 700억달러, 세계 1위 제품 50개를 확보,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으로 발돋움 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를 위해 ▦P램과 F램, M램 등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와 ▦모바일 CPU 등 차세대 복합칩 ▦컨버전스폰 ▦유비쿼터스 ▦홈네트워크 ▦로봇 ▦바이오 등 미래사업 분야의 육성과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사업본부별 구체적인 전략을 들여다보면 우선 디지털 미디어 총괄은 지난해 VCR, 8mm 캠코더 등 아날로그 제품 판매를 전략적으로 축소하는 대신 부가가치가 높은 디지털 TV 등의 판매에 주력하는 등 사업구조조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보통신 총괄은 지난해 8,700만대의 휴대전화를 판매, 전년도(5,600만대) 보다 55%나 늘어난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린 여세를 몰아 기술개발 및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반도체 총괄은 고속 D램과 고용량 낸드플래시 제품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차세대 공정의 조기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LCD 총괄 7세대 라인 가동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생활가전 총괄은 에어컨과 세탁기, 냉장고를 중심으로 3대 제품의 본격 사업확대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