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AOL 큰 타격 예상
미국 통신업체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이 자사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가격을 슬그머니 20% 가량 내림으로써 경쟁업체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고 정보기술(IT) 전문 인터넷 뉴스 C넷이 3일 보도했다.
C넷에 따르면 버라이존은 지난 3월 28일부터 초고속 인터넷 월 이용료를 기존 44.95달러에서 34.95달러로 10달러 인하했다. 그러나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버라이존은 이에 대한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버라이존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이용료는 유력한 경쟁사인 AOL의 기존 전화 모뎀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 이용료(23.90)달러와 10달러 내외의 차로 거의 같아졌으며, AOL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월 이용액인 55달러에 비해서는 무려 20달러 이상 낮아졌다. 버라이존의 새로운 가격은 또 다른 경쟁사인 타임 워너 케이블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인 로드러너 월 이용액(45달러)보다도 10달러 이상 낮다.
버라이존과 다른 베이비 벨 회사들은 전화, 비디오 그리고 데이터 서비스를 묶어서 패키지로 제공하는 기존 케이블 TV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로의 진출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른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로 불리는 DSL 서비스가 아직까지는 버라이존의 여러 사업 부분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지만 전문가들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버라이존의 핵심 사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릴린치의 통신 전문 애널리스트 아담 퀸튼은 이와 관련 “버라이존은 장기적으로 초고속 인터넷 부분의 매출 비중을 확대함으로써 음성 전화 사업 부문에서 케이블 TV 사업자들로부터의 거센 위협을 상쇄시킬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퀸튼은 이어 “버라이존의 가격 인하 정책은 이런 장기적인 비전하에서 나온 결과”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버라이존의 가격인한 정책이 경쟁사 특히 AOL에게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AOL은 최근 온라인 광고 급감과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확산에 따른 기존 전화선 인터넷 서비스 매출 감소, 그리고 회계 부정 사건에의 연루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