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연과 함께 연말추억을…"

발레 '호두까기 인형' 어린이 50명등 120명 열연
연인 유혹하는 뮤지컬 '황진이''동물원' 무대도
가족 무용극·아동극에 조선말기 회화전등 풍성



연말이면 술집과 노래방을 전전하며 흥청망청 보내는 일은 이젠 옛 이야기가 됐다. 회사 송년회를 비롯 가족 모임, 연인들의 낭만적인 추억 쌓기 행사로 공연장과 미술관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공연계도 온 가족용 공연은 물론 연인과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낭만적인 연주회와 뮤지컬 등 그 어느때보다 내용이 풍성하다. 발레 공연 '호두까기 인형'의 경우 굵직한 공연만 세개나 무대에 올라 발레 팬들에게 흥겨운 고민을 안겨준다. ◇세가지 색깔의 발레 '호두까기 인형'=지난달 30일 로스앤젤레스 슈라인극장 공연으로 미국에 진출한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이 20~2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펼쳐진다. 호두까기 인형은 유니버설발레단이 올해로 21년째 선보이는 작품. 꼬마 병정 역할을 하는 어린이 50여명을 포함해 모두 120여명이 무대에 올라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다. 국립발레단은 지난 2000년 이후 올해로 여섯번째 호두까기 인형을 22~30일 예술의전당에서 선보인다. 볼쇼이, 키로프와 함께 옛 소련 3대 발레단인 벨로루시발레단도 성남아트센터에서 호두까기 인형을 무대에 올린다. ◇연인 유혹하는 풍성한 뮤지컬 무대=우선 창작 뮤지컬로 스탠딩컴퍼니가 제작한 '황진이'가 지난달 25일 막을 올려 12월 25일까지 유니버설 아트센터 무대에서 공연을 펼친다. 영화음악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는 미하엘 슈타우다허의 뮤지컬 첫 진출 작품이기도 하다. 80~90년대 인기를 끌었던 그룹 동물원의 노래를 뮤지컬 무대로 옮긴 뮤지컬 '동물원'도 올해 처음 선보인 창작 뮤지컬 가운데 하나. '거리에서''변해가네''널 사랑하겠어' 등 주옥 같은 노래들이 추억을 자극하는 소재들과 어울려 진한 감동을 안겨준다. 브로드웨이에서 크게 흥행한 '에비타'는 국내 처음 정식 라이센스 공연으로 LG아트홀 무대에서 공연된다.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공연=정동극장에선 가족무용극 '성냥팔이 소녀의 꿈'이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막을 올린다. 15~31일 펼쳐지는 공연은 안데르센의 원작이 비극인 것과 달리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22~25일엔 크리스마스 특별 공연으로 펼쳐진다. 극단 학전은 15일부터 내년 1월28일까지 아동극 '우리는 친구다'를 공연한다. '지하철 1호선'의 원작자 폴커 루드비히가 만든 '막스와 밀리'를 우리 정서에 맞게 각색했다. 서울예술단은 20~25일 서울열린극장 창동에서 뮤지컬 '크리스마스 캐롤'을 올린다. 구두쇠 영감 스크루지가 나눔의 의미를 깨닫는 과정을 그렸다. 캐나다 출신 비누 방울 예술가 팬 양은 내년 1월 1일까지 목동방송회관 브로드홀에서 화려한 비누 방울 쇼를 펼친다. 매주 목요일에는 영어 공연도 선보인다. ◇미술관 문화체험으로 감성지수 높이기=리움 미술관에서는 조선시대 27명의 거장들의 회화 80여점을 감상할 수 있는 '조선말기 회화전'을 열고 있다. 어른들에게는 조선시대 회화사의 흐름을 짚어볼 수 있는 기회며, 아이들에게는 미디어로 즐길 수 있는 알찬 교육프로그램들이 있다. 장흥 아트파크는 한국 조각사의 대표작가 문신이 고인이 되기 1년 전인 1994년 마산 문신미술관에 설치한 불꽃 조각 시리즈를 내년 2월까지 선 보인다. 호암미술관에는 해태ㆍ호랑이ㆍ용 등 신화 속의 상서로운 존재로 혹은 복을 비는 대상으로 등장했던 동물을 만날 수 있는 '상상과 길상의 동물'전이 내년 3월까지 전시를 이어간다. 초등학생을 위한 교육강좌도 개설했다. 현대생활에서 상상의 동물이 어떤 의미인지를 토론하고 어린이들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동물을 문양으로 표현해 볼 수도 있다. 지난 9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렸던 민중 미술의 거장 오윤 20주기 회고전이 가나아트센터로 자리를 옮겨 전시를 계속한다. 오윤의 미전시작 유화 '무지개 타고 가는 황금마차'가 처음 소개되며, '가족' 연작 2점, '마케팅' 연작 5점 그리고 '통일 대원도' 등 그의 대표 판화들을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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