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유럽팀에 자신감"

핀란드 2대0으로 꺾고 올 A매치 첫승

축구대표팀이 핀란드를 꺾으며 유럽 팀 공략에 자신감을 충전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9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말라가에서 치른 핀란드와의 친선경기에서 수비수 오범석(울산)과 이정수(가시마)의 연속골로 핀란드를 2대0으로 제압하고 새해 첫 A매치 승리를 거뒀다. 허정무호 출범 이후 유럽 팀을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 지난해 11월 덴마크와의 원정 친선경기에서 0대0으로 비겼고 이어 영국 런던에서 벌인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는 0대1로 졌다.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그리스와 1차전을 치르는 한국으로서는 좋은 경험이 됐다. 이날 경기 이후 허 감독은 "핀란드 선수들의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았지만 유럽 팀의 빠른 크로스와 몸싸움에 많이 적응할 수 있었다. 상대 배후를 노린 빠른 패스와 방향전환 패스 등이 좋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8월 대표팀에 복귀한 뒤 처음으로 A매치에서 풀타임을 뛴 스트라이커 이동국(전북)도 "유럽 팀과 부딪쳐보니 크게 밀린다는 인상은 들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그리스를 가상한 상대의 무게감에 있어서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5위 핀란드(한국은 52위)는 본선 진출에 실패했어도 독일과 두 차례 무승부를 기록하는 저력을 보인 팀이지만 이번 경기에는 대표팀 주축 선수들이 거의 빠졌다. 오는 22일 맞붙을 라트비아(45위) 역시 예선 통과에 실패해 사정이 핀란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이 최근 포르투갈ㆍ프랑스와 평가전을 치르기로 한 것과 대비된다. 한국은 3월3일 본선 진출국인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와 맞붙는다. 조별리그 3차전 상대인 나이지리아를 겨냥한 좋은 상대지만 그리스와의 1차전이 16강 진출 분수령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유럽 강호와의 맞대결이 절실하다. 대표팀은 본선 한달 전부터 '그리스 면역력'을 본격적으로 높일 예정이다. 5월 국내에서 남미팀, 월드컵 본선에 오른 유럽 진출팀과 차례로 평가전을 치를 계획이며 5월 중순 오스트리아에서 가질 평가전 상대로는 톱시드의 잉글랜드ㆍ스페인ㆍ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 강호들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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