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호황오나 '부푼 꿈'

중국發 물동량 크게 늘어 운임 사상최고치 눈앞
STX·대한해운등 올 매출 20%이상 늘어날듯



해운업계가 올 들어 물동량 증가 및 운임 상승 등에 힘입어 호황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꿈에 부풀어 있다. 2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철광석ㆍ석탄ㆍ곡물 등을 주로 수송하는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대표적 운임지수인 BDI지수가 지난 24일 6,029포인트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하락세를 보였던 컨테이너선 운임 역시 올 들어 상승세로 반전되며 해운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BDI지수는 2004년 12월 사상 최고치인 6,208포인트를 기록한 뒤 급락세로 돌아서 2005년 8월에는 1,747까지 떨어졌다. BDI지수는 그러나 2006년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 올 들어 중국의 철광석 수입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고 세계 주요국의 광물ㆍ곡물 수요가 확대되면서 고공비행을 지속하고 있다. 급증하는 화물 수요에 비해 선박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자 일일 용선료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파나맥스급(파나마 운하 통과가 가능한 너비 32m급 대형선박) 벌크선의 일일 용선료는 지난해 초 1만6,000달러에서 이달 들어 4만1,000달러로 1년 만에 2.5배 급증했다. 이처럼 벌크선 시황이 개선된 것은 중국의 철광석과 석탄 수입량이 올 들어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STX팬오션의 한 관계자는 “세계 철광석 수송량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호주와 브라질의 주요 항만에서는 최근 수십 척의 대형 벌크선이 며칠씩 대기하는 현상을 쉽게 볼 수 있다”며 “하역작업이 차질을 빚을 정도로 중국의 철광석ㆍ석탄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ㆍ현대상선 등의 주력 분야인 컨테이너선 시황도 올 들어 뚜렷이 나아지고 있다. 클락슨을 비롯한 세계적 해운조사기관들은 올해 선박량이 물동량보다 1.6% 많은 수준에 불과해 운임 하락세가 멈추고 상승 반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미 아시아~유럽 항로의 경우 올 1ㆍ4분기 컨테이너 물동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 증가했다. 특히 중국발 물량이 22%나 늘어나며 아시아발 유럽행 컨테이너 운임은 지난해보다 10% 이상 상승했다. 구주운임동맹(FEFC)은 1월부로 동맹사들에 FEU(40피트 컨테이너)당 300~400달러의 운임 인상을 권고한 데 이어 2ㆍ4분기에도 추가로 400달러를 올릴 방침이다. 오는 5월1일부터 적용되는 미주향 컨테이너도 운임 인상이 확실해 보인다. 태평양항로 운임 안정화협정(TSA)은 FEU당 300~500달러의 운임 인상방침을 정했으며 현재 대형 화주와 해운사간의 개별 협상이 진행 중이다. 한진해운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해운수급 균형이 깨지면서 미주행 화물의 운임이 오히려 떨어졌다”며 “올해는 운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화주들에게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황이 개선되면서 해운업체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STX팬오션은 올해 매출이 지난해의 2조8,000억원보다 20% 이상 상승한 3조5,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벌크선 중심의 대한해운도 올 1ㆍ4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32.1% 증가한 3,601억원에 달했으며 순익은 555억원으로 32.8% 급증했다. 한국선주협회의 한 관계자는 “세계 해운시장조사기관들의 분석에 따르면 내년까지 해운경기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벌크선의 경우 운임강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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