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토지로” 신도시 땅값 급등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으로 아파트 시장에서 일단 발을 뺀 단기 부동산 자금들이 토지시장으로 다시 몰리고 있다. 수도권의 택지개발지구내 단독택지에 청약금으로 수백 억원이 몰리는가 하면 김포ㆍ파주ㆍ화성 등 신도시 주변 땅은 투기과열지구 등 각종 규제에도 불구 신도시계획발표 후 땅값이 20~30% 오르는 등 과열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상가투자는 여전히 찬바람이 계속되고 있다.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동대문ㆍ남대문 등 서울 주요 상권에선 임대료가 하락하고, 권리금 조차 형성되지 않은 점포가 수두룩하다. 특히 올 들어 우후죽순처럼 분양된 테마ㆍ근린상가는 지나치게 높은 분양가로 투자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을 당하고 있다. 10일 한국토지공사와 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말 토공이 분양한 남양주 평내택지지구내 단독택지 49필지에 2,000명이 몰려 청약신청금만 2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토공은 그 동안 택지지구 내 단독택지의 인기를 감안, 1순위청약자격과 분양권 전매제한 등 내부규정을 마련해 공급했으나 상당수 단타 투자자들이 청약에 나섰다. 이 같은 청약열기는 수도권일대 택지지구의 땅은 분양만 받으면 억대 이상의 프리미엄을 받고 되팔 수 있는 `대박`으로 통하는 데 따른 것. 특히 계약 후 명의변경이 자유로운 이주자용 택지의 경우 단타매매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눈독을 들이는 상품. 용인동백택지지구 내 이주자용 택지는 프리미엄만 2억원을 웃돌고 있다. 또 김포ㆍ파주 등 신도시주변 토지들도 각종 토기거래ㆍ인허가 규제가 시행 중임에도 불구 1~2년 단기투자를 통해 30% 이상의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몰려 불법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한편 상가의 경우 물량과잉과 턱없이 높은 고분양가로 썰렁하기만 하다. 서울중구 명동의 A테마상가는 분양을 시작한 지 2개월 가량이 지났으나 아직도 전체 점포의 절반 가량이 비어있는 상태다. 서울서초구 양재동 B상가 역시 초기 분양률이 30%에도 못 미치고, 은평구불광동 C상가의 경우 지난해 공급을 시작한 이후 여러 차례 시행ㆍ시공자가 바뀌면서까지 분양에 애를 쓰고 있으나 미분양 상태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개발호재가 있는 땅은 부동산 시장이 불안할수록 자금이 몰린다”며 “그러나 테마상가는 고가분양에다가 환금성까지 떨어져 수요가 위축된 상태”라고 말했다. <박현욱기자, 이종배기자 h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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