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농협 NH카드, 브랜드 전쟁 '출사표'

'하나카드' 하나銀서 분사 독립법인 출범 5년내 빅 3카드사 도약 목표
'채움' 농협 16일 독자 브랜드 출시 할인업종 패키지로 선택 가능

하나카드와 농협 NH카드가 새 간판을 내걸고 브랜드 전쟁을 선전포고했다. 하나카드는 2일 하나은행에서 분사한 독립법인으로 공식 출범해 앞으로 5년 내 회원 수 1,000만명 규모의 빅3 카드사로 도약하겠다고 1일 밝혔다. 농협도 오는 16일 'NH 채움카드'라는 독자 브랜드를 발족하며 독자 카드사업 체제 구축을 개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양사는 각각 새 브랜드 발족을 계기로 앞으로 유통ㆍ통신 분야와 연계한 신상품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이 중 하나카드는 하나금융그룹 순이익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계열사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매년 100만좌 이상을 유치할 수 있는 히트상품을 출시해 앞으로 5년 내에 시장점유율 12%를 달성하겠다는 전략도 마련했다. 하나카드는 특히 단순한 금융사에 머물지 않고 통신ㆍ유통 분야와 융합한 마케팅컴퍼니로 성장할 방침이다. 하나카드는 지분 가격 등의 문제로 막판 줄다리기 중인 SK텔레콤과의 합작 협상을 마무리 짓는 등 다양한 업종과의 제휴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도 지난 10월29일 기자간담회에서 하나카드와의 합작에 대해 "잘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카드는 신용판매 중심의 사업구조도 개편해 차별화된 카드론상품을 개발하는 등 현금성 대출사업의 비중을 높여갈 예정이다. 또 회사 독자 출범과 더불어 '매일 더블캐쉬백 카드'를 출시하는 등 신상품 개발로 고객몰이에 나설 방침이다. 농협은 최근 비씨카드에 크게 의존해왔던 카드영업 및 정산 업무를 독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과 가맹점을 재구축했다. 농협은 이를 기반으로 오는 16일 선보일 새 브랜드 'NH 채움' 마케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채움카드는 가입 회원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주요 할인업종을 패키지 형태로 고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카드 포인트는 캐시백 방식으로 환급 받거나 인터넷뱅킹ㆍ기프트카드 구입 등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기존의 농협카드보다 한층 진화됐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같은 도전에 대해 선발 카드사들도 잇따라 간판급 브랜드 신상품을 내놓으며 맞불을 놓고 있다. 현대카드는 2일부터 주력상품인 '현대카드M'를 업그레이드한 3종의 카드(현대카드M-블루ㆍ큐ㆍ레이디)를 선보인다. 이들 카드는 회원이 GS칼텍스 주유소에서 주유시 리터당 80포인트를 적립해주며 현대ㆍ기아자동차 정비서비스업체에서 사용할 수 있는 2만원 상당의 쿠폰을 매년 제공하는 등의 특화된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롯데카드의 경우 최근 히트상품인 디씨카드의 신규 버전을 출시해 총 회원 900만명 확보에 도전할 방침이다. 다만 금융 당국은 이 같은 업계의 마케팅 경쟁이 자칫 카드 남발로 인한 가계신용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 업계가 자율적인 판촉 수위 조절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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