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파트 분양권 프리미엄이 크게 오르면서 신규 분양 아파트 2가구 가운데 1가구 꼴로 분양권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분양권 양도자의 10명 중 1명은 양도소득세를 엉터리로 신고한 것으로 파악돼 국세청이 분양권 양도세를 성실하게 신고하지 않은 13만명에 대해 특별관리하기로 했다.
18일 국세청이 집계한 분양권 전매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분양권을 판 사람은 양도세 예정 신고자 14만9,000명과 무신고자 2만1,000명 등 17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분양권 전매자수가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그러나 양도세 탈루 목적으로 이면계약서 작성 등의 편법을 동원, 분양권 전매 사실을 숨긴 사람도 적지 않아 실제 분양권 전매자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국에서 새로 분양된 아파트가 30만~35만 가구로 추정되고 같은 아파트가 여러 차례 분양권이 전매되는 경우를 감안하면 아파트 2가구중 1가구꼴로 분양권이 손바뀜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주택업체로부터 매월 분양권 거래내역을 제출받아 전산관리해 오고 있다”며 “지난해 주택투기 바람이 불면서 분양권 프리미엄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아파트 당첨자들이 분양권을 대거 처분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분양권을 팔아 2개월내 양도세를 예정신고한 14만9,000명 가운데 13만2,000명은 고액의 프리미엄을 챙기고도 세금을 실제보다 낮게 신고했다”며 “축소 신고자수는 지난해 6만여명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양도세 축소신고자 13만2,000명에 대해서는 5월말까지 양도세를 수정신고할 것을 통보하는 한편 이 같은 `권유`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을 경우 가산세를 추징하고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등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한편 올해 양도세 확정신고 대상자는 30만8,775명으로 지난해의 28만3,000명에 비해 8.83% 늘어났다. 이는 분양권 아파트 등 부동산 양도자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