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금융감독당국이 헤지펀드 규제를 위한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세계적으로 헤지펀드들이 운용하는 자산규모가 최근 2년간 8,000억달러에서 1조5,000억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신용등급 강등으로만 320억달러에 이르는 투자손실을 입는 등 ‘헤지펀드발’ 금융위기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감독당국 대표들은 이번 주 뉴욕에서 업계 지도자들과 만나 헤지펀드 붕괴가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모임은 전 뉴욕연방은행 총재로 현재 골드만삭스 이사를 맡고 있는 제리 코리간 이사가 주도하고 있으며, 이번 주 안에 예비결론을 발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은행의 헤지펀드에 대한 대출규모 ▦헤지펀드의 운용 투명성 ▦헤지펀드 설립요건 강화 ▦복잡한 금융상품에 대한 회계 및 규제상 차이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금융감독당국이 헤지펀드 규제를 검토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롱텀 캐피탈 매니지먼트(LTCM)의 파산에 따른 사후대책을 논의했던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코리건 이사는 현재의 상황이 초저금리로 부동자금이 헤지펀드로 몰리는 가운데 LTCM이 파산했던 과거의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헤지펀드에 대한 새로운 규제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찰리 맥크리비 EU 역내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헤지펀드를 포함한 자산운용시장 전반에 관한 검토보고서를 올 여름까지 작성할 예정이다.
EU는 이 보고서에서 금융시장 안정과 관련된 입법조치 등을 위해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하도록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맥크리비 위원은 지난 주 “거시경제적 측면은 물론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