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조달처로 멕시코·동유럽 떠올라

글로벌 기업들, 비용절감 위해 중국산 버리고 인근지역 택해

경기침체와 온난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세계 시장에서 부품 조달처를 바꾸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부품 조달처로 중국보다 멕시코와 동유럽이 선호도 1순위로 떠오르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일례로 보잉 사는 현재 멕시코의 업체로부터 부품을 조달받고 있고, 네덜란드의 가구회사인 사마스, 호주의 조명기구 회사인 줌토벨도 자국내 혹은 인근 지역으로 부품조달선을 바꿨다. 기업들이 저렴하기로 소문난 중국에 대한 미련을 과감히 버리는 이유는 높은 에너지 비용과 운송료 탓. 장기적으로 화석연료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금이라도 가까운 지역과 거래를 하는 게 나을 것이란 계산이다.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비용절감이 시급한 최근 상황도 남미의 멕시코나 동유럽 국가로의 이동을 부추기고 있다. 먼 중국에서 미국ㆍ유럽까지 화물을 운송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기업들의 노력도 더해지고 있다. 회계법인 언스트앤드영은 "기업이 생산기지를 먼 곳에 둘 경우 운송비 등으로만 전체 탄소 배출량의 70%를 배출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필립스의 제라드 클라이스터리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12월 코펜하겐 기후협정 전까지 기업들도 지속 가능한 성장 체제를 고민해야 한다"며 "국제 운송비 절약이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클라이스터리 CEO는 "필립스도 조만간 중국 등 아시아보다는 우크라이나 같은 나라를 부품 공급처로 택하게 될 것"이라며 "경기침체 국면에서 한 발짝 물러나 본질적인 변화 방안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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