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산책/6월 6일] 한강르네상스에 문화를 담자

사람은 모두 살아가는 동안 행복을 추구한다. 그 행복의 내용은 다양하지만 대체로 삶의 질이 높아질 때 행복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하고 이를 위해 경제에 온갖 심혈을 기울인다. 그 덕분인지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세끼 기름진 밥을 거르지 않고 좋은 옷을 입으며 좋은 집에서 잘 살고 있다. 그런데 왜 세상살이는 오히려 세월이 갈수록 점점 힘이 드는지 알 수가 없다. 물질경제는 삶의 한 방편일 뿐
요즘은 신문이나 TV 보기가 점점 더 두려워진다. 언론의 표현도 과도하다 할 만큼 자유의 바다를 헤엄치고 있지만 오히려 국민의 눈과 귀는 언론의 자유가 제한되던 시절보다도 평안하지가 못하다. 그때는 그래도 우리의 선량한 본성까지 야금야금 좀먹는 뉴스는 자제됐다. 휴가를 받아 깊은 산 속에 있거나 외국에 체류하며 잠시 나라 안의 뉴스를 피하고 있으면 그렇게 편해졌다가도 피할 수 없어 다시 나오게 되면 떨쳐버릴 수 없는 우울증처럼 온갖 소식을 접하게 되는 것이다. 온갖 흉악한 뉴스나 막가는 인생을 그린 드라마를 보다 보면 사람이 원래 악한 존재로 태어났다는 가르침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된다. 자기 분야에서 지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인격도 높아지고 의로워지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항상 스스로 삼가고 고치기를 게을리한다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더 악한 존재로 변해 갈 수밖에 없는 것이 또한 인간이다. 언론의 지면과 방송시간의 상당 부분을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희망적인 것으로 바꾸는 꿈을 꿔보기도 한다. 그러면 사람들의 마음이 좀 더 평안해지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다. 정부가 경제 살리기를 지상목표로 삼고 있지만 그와 함께 문화적인 노력도 기울일 것을 강조하고 싶다. 돈만으로는 사람의 행복도 경제 살리기도 이룰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의 열린 마음과 기쁨이 넘치는 정서가 없다면 경제는 뿌리를 깊이 내릴 수 있는 토양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그것이 없다면 처음에는 좀 잘 되는 듯싶다가도 결국은 사막에 심어진 나무처럼 시들어 열매를 맺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질병에 걸린 환자를 치료하는 데는 수술과 약물투여뿐만 아니라 충분한 영양공급과 체력회복이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특히 위중한 병을 앓고 있다면 마음을 치료해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갖게 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사람의 병을 고치는 데는 웃음치료사가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때도 있다. 물질적인 경제는 삶의 한가지 방편일 뿐이다. 문화생활로 마음이 행복을 얻어야 새로운 힘이 솟아나는 것이다. 이웃들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삶과 새 생명을 창출해가는 이야기들을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전해 준다면 세상은 좀 더 살맛 나는 곳으로 변해 일터의 생산성도 날로 증가하고 나라와 사회 그리고 가정이 건강해질 것이다. 문화생활로 행복한 마음 얻어야
서울시가 한강 르네상스를 한다면서 한강공원도 뜯어고치고 한강 주변에 세계 일류의 각종시설을 유치하는 등 원대한 꿈을 펼쳐가고 있다. 회복과 창조를 주제로 한다고 한다. 이번만큼은 경제 중심의 기적이 아니라 인간성 회복과 그를 위한 문화의 창조에 초점이 맞춰지기를 바라본다. 그 터전 위에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방송 매체들도 사람들이 많이 보는 시간대에 건전한 가곡 프로그램 하나 정도는 편성해 사람들이 아름다운 정서를 가꾸는데 도움을 줬으면 한다. 어린이들이 동요를 힘차게 부를 때 희망이 있다. 최근에는 서울 시내 여러 구청문화원에서 가곡 교실이 조용히 부흥하고 있다. 한강 르네상스의 불꽃이 세상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가곡으로 피어나고 있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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