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과학자들이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취약점을 찾아내 사스 치료제 개발이 크게 앞당겨질 전망이다. 뤼벡대학 생화학연구소 롤프 힐겐펠트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13일자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사스를 일키는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사스 바이러스)가 자기복제를 통해 급속히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효소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 효소는 229E로 이름 붙여진 인체ㆍ돼지 체내 코로나 바이러스의 단백질 결정구조 가운데 특정 부분을 분해ㆍ절단해 세포가 복제되도록 한다. 연구진은 이 때 절단되는 부분이 일반 감기의 원인 중 하나인 리노 바이러스 내의 효소가 절단하는 단백질 결정구조 부위와 동일하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리노 바이러스의 경우 현재 단백질 분해효소를 억제하는 약물인 AG7088이 임상에서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두 바이러스의 구조에 약간의 차이가 있어 AG7088이 사스 바이러스에도 같은 약효를 발휘할 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효소의 기능이 매우 유사해 사스 치료제 개발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힐겐펠트 교수는 “앞으로 수 개월 안에 사스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능 좋은 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지만 안전성시험 등을 거쳐 치료제로 시판되기 까지는 2년 정도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치료제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변용할 경우 화이자가 기존에 진행해온 코로나 바이러스억제 약물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힐겐펠트 교수는 예나대 분자생물학연구소, 뷔르츠부르크대 바이러스 및 면역학연구소 등과 공동으로 사스 바이러스 단백질 구조와 특성을 규명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