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시장 키우려면

기존의 건축물이 갖고 있는 물리ㆍ경제ㆍ역사적 요소를 재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리모델링은 비용절감, 공기단축, 폐기물 발생억제, 역사성 유지 등의 다양한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짧은 공사기간으로 인해 자금회전이 빠르고 부동산개발과 연계돼 자산가치 상승 및 수익창출의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는 사업시행의 중요한 매력 포인트로 인해 리모델링은 건설시장의 신(新)시장으로 주목받으며 지난 2000년 이후 매년 두자리수 이상의 안정적인 성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리모델링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ㆍ환경적 공감대 형성 ▲정부의 정책적 지원 ▲소비자들의 관심확대 등 우호적 시장여건이 형성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리모델링 시장은 수요와 공급간 불균형으로 인해 프로젝트의 특성에 관계없이 저가 위주의 수주경쟁으로 난립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제한된 작업공간과 제반여건 속에서의 프로젝트 진행, 각종 설비시스템 선택의 제한성, 건물이력관리 부실에 따른 시공시 돌발상황 발생 등의 리스크가 잠재하고 있는 리모델링 사업의 특성을 무시한 채 사업의 유망성에만 편승, 일반 건설사업의 연장선상으로 인식하고 과거의 경험에 의한 수주활동 및 관리를 시행함에 따라 높아져가는 일반 고객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신축에 비해 신규ㆍ기존 건설업체들의 시장 진입 및 퇴출이 비교적 용이함에 따라 기존 우량업체들의 영업활동을 저해하고 시공능력 미흡에 따른 부실시공으로 리모델링의 긍정적 이미지를 퇴색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리모델링 시장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는 업계 스스로 각자의 사업규모와 특성에 맞는 사업전략 및 관리방안을 수립해 시장상황에 맞게 능동적으로 대처해나가야 할 것이다. 탄탄한 사업조직, 특화된 기술력, 안정적인 자금력 등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대형 종합건설업체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사업기획 및 관리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리모델링 시장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리모델링 시장을 빠르게 확장시킬 수 있는 공동주택 리모델링 분야에 전력해 시장을 개척, 선도해야 하며 설비시스템 교체를 통한 유지비 절감을 목적으로 하는 대규모 오피스 빌딩, 전문 기술력을 요구하는 대규모 의료시설 등의 분야에 사업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리모델링이라는 정형화된 시장이 주목받기 이전부터 개ㆍ보수 및 인테리어 사업을 수행해온 중규모의 리모델링 전문업체들은 그동안 축적해온 전문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계획ㆍ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 프로젝트의 전과정을 소화해낼 수 있는 원스톱 리모델링 서비스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대형 종합건설업체와의 협력을 통한 공동사업 또는 중소규모 빌딩, 상업시설, 주택 등을 중심으로 한 독자사업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가야 할 것이다. 주택, 아파트 단위세대, 소형점포 등 소규모 건축물의 보수 및 인테리어를 주력으로 활동하는 소형ㆍ개인업체들은 일반 개인고객이 주영업대상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쉽게 접근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생활밀착형 리모델링 서비스 체제를 구축해 지역거점위주로 확대,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한편 리모델링 사업의 핵심은 동기발생에서 대안제시로 이어지는 기획ㆍ계획단계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달려 있다. 이에 리모델링 업체별로 자사의 규모와 능력에 맞는 전문 컨설팅, 부동산 연계사업, 상품개발 등 다양한 요소에 대한 사업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또 초고속통신망의 보급화에 따라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서비스망을 구축, 강화해 수주경로 확대, 대고객 서비스 제공, 기업 이미지 제고 등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 침체된 건설시장의 새로운 활력소로 각광받으며 성장해나갈 리모델링 시장은 이제 태동기를 지나 고도성장을 향한 도약기로 접어들었다. 이에 리모델링 분야가 건설산업의 중심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업계 자체적으로 프로젝트의 성격 및 규모에 맞춰 자사의 주력 분야를 선정하고 그에 따른 차별화된 기술력과 품질을 향상시켜나가야 할 것이며 업계간의 무분별하고 과도한 경쟁을 지양하고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광호(㈜리노메이트 대표ㆍ공학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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