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100엔숍 '찬바람'

경기회복으로 싸구려 외면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한국 공략에 나선 일본 ‘100엔숍’이 막상 본국에서는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일본 경기가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면서 일본 소비자들이 ‘싸구려’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100엔숍은 가정용품부터 의류까지 각종 제품을 100엔, 즉 1000원 남짓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초저가 유통업체다. 100엔숍의 가격파괴 전략은 일본 장기불황과 맞물려 일본 유통업계에 돌풍을 일으켰었다. 그러나 올해 일본 경제상황이 개선되면서 100엔숍의 인기가 추락하고 있다. 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100엔숍의 운영업체인 다이소산업은 최근 200~300엔대의 ‘고가’ 제품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점포 관리업체인 캔두산업은 오는 11월까지 34개 점포를 닫을 계획이어서 ‘봄날’을 맞고 있는 일본 분위기와 대조적으로 100엔숍은 구조조정의 찬바람까지 맞게 됐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100엔숍의 쇠퇴원인으로 경기 회복보다 저가 유통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수출이 일본 경제회복을 견인하고 있는데 그 온풍이 소비자들에게까지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AT커니의 데이빗 마라는 “근로자 임금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며 “초저가를 내세우는 가게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원정기자 abc@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