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S프리미엄 급락…국내은행 "외화조달 차질 빚나" 촉각

CDS프리미엄 급락하자 해외금융기관 "금리 산정방식 바꿔라"
기준금리 캐시본드로 변경 요구…현 조달금리보다 최고 2%P 높아
시중은행 추가 차입 걸림돌 우려


최근 국내 은행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격히 떨어져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 수준에 근접하자 해외 금융기관들이 국내 은행의 외화표시채권에 대한 금리 산정방식 변경을 요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최근 순조로운 움직임을 보였던 외화조달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시중은행의 CDS 프리미엄이 급락하면서 외화표시채권의 금리도 크게 하락하자 일부 해외 금융기관들을 중심으로 세컨더리 마켓(2차시장)에서 거래되는 캐시본드(기존에 발행한 채권의 유통금리)를 기준금리로 변경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은행들이 외화표시채권을 발행하면 CDS 프리미엄을 반영해 '리보(Libor)+α'로 조달금리가 결정됐다. 하지만 최근 CDS 프리미엄이 너무 떨어지자 매수자들 입장에서 금리의 이점이 사라지면서 캐시본드를 기준금리로 삼자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캐시본드를 기준금리로 정하면 현재 조달금리보다 1.0%포인트~2.0%포인트가량 높아진 금리를 내고 외화를 조달해야 한다. 국내은행의 기준이 되고 있는 산업은행의 경우 현재 CDS 프리미엄이 1.60%포인트지만 캐시본드를 기준 금리로 적용하면 3.8%포인트 대로 높아져 더 많은 이자를 주고 돈을 빌려와야 한다. 이처럼 해외 매수자들이 금리변경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리먼 사태 이후에 국제 채권시장이 '발행자 시장'에서 '수요자 시장'으로 바뀌면서 돈을 빌려주는 쪽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제금융시장에서 영국발 금융불안 우려 등이 고개를 들면서 좀 더 높은 금리를 받겠다는 시장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도 금리변경 요구의 요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내 한 시중은행은 유럽계 은행들과의 외화차입 협상 과정에서 향후 시장 악화 가능성에 대한 추가적인 금리를 보장해달라는 주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태핑(시장수요조사)을 하면 외화채 금리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는 매수자들이 일부 있다"며 "이에 대해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매수자들이 단체로 반발할 경우 외화조달에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재 5년 만기 국채의 CDS 프리미엄은 1.47%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1.35% 수준이던 한국물 CDS 프리미엄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그해 10월 6.99%까지 치솟았다. 신용위험이 개선되면서 국내 12개 은행의 중장기 차입실적도 4월 33억달러, 5월 33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의 월 평균 실적(21억5,000만달러)을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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