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 점검 끝내 발사 문제 없을것" 기대 속 오류발생 가능성·추진시스템 분리등 변수 많아 실패땐 9개월후 2차 발사등 두 차례 더 쏠수도
입력 2009.08.24 17:35:01수정
2009.08.24 17:35:01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7전8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지난 19일 발사 7분56초를 앞두고 자동 발사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발사가 연기되는 등 2002년 개발사업이 시작된 후 일곱 차례 발사 연기를 거듭한 끝에 여덟 번째 도전에 나선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9일 발사 때 문제가 됐던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정ㆍ점검이 완벽하게 이뤄졌고 나로호와 발사대 시스템, 추적ㆍ관제장비가 모두 정상 상태인 만큼 25일 발사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발사 카운트다운이 중단된 7분56초 이후부터 발사까지는 아직 많은 단계가 남아 있고 발사 후에도 추진 시스템 작동과 단 분리 등 로켓 발사 성공을 위협하는 난제가 적지 않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카운트다운 도중 오류 발생 가능성 상존= 한ㆍ러 기술진은 나로호 발사가 중지된 지 하루 만인 20일 오류를 일으킨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리를 신속하게 마무리했다. 22일에는 정밀 점검도 실시했다. 나로호는 발사 D-2일인 23일 발사대로 다시 옮겨진 뒤 24일 발사 상황을 최종 점검하는 리허설도 끝냈다. 이주진 항우연 원장은 "나로호는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발사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19일 발사를 중단시킨 자동시퀀스는 발사 7분56초 전까지 진행됐다. 거꾸로 보면 이 시점까지는 별 문제가 없다는 반증이다. 문제는 이때부터 발사 전까지 몇 번의 중요한 단계를 더 거쳐야 한다는 것.
자동 발사장치는 발사 15분 전부터 작동하기 시작해 발사 5분 전에는 2단 로켓(상단)에, 2분 전에는 1단 로켓(하단)에 전원이 공급된다. 또 발사 3.8초 전에는 1단 엔진이 점화되고 추력은 142톤에 이르게 된다. 한 항공우주 분야 전문가는 "발사체 내에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는 이 부분은 사전에 검증이 불가능하다"면서 "현 시점에서는 러시아의 기술력을 믿어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패시 두 차례 더 쏠 수 있어=나로호가 지상에서 별 탈 없이 쏘아올려진다고 하더라도 최종 성공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나로호는 이륙 후 55초 만에 고도 7.4㎞ 지점에서 음속을 돌파한다. 이때 가장 큰 압력을 받게 되는데 구조적인 결함이 있을 경우 폭발할 위험성이 크다.
발사체 구성 요소들이 제때 분리되는 것도 발사 성공의 관건이다. 나로호 2단에 실린 과학기술위성2호를 덮고 있는 페어링(보호덮개)이 2개로 쪼개져 분리되지 않거나 발사 후 232초 뒤 고도 195㎞ 지점에서 1단 로켓과 2단 로켓이 분리되지 않는다면 나로호 발사는 실패로 끝난다.
이번 발사에 실패하면 9개월 뒤 2차 발사를 포함해 앞으로 두 차례 더 쏠 수 있다. 김승조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러시아가 높은 발사 성공률을 보이고 있는 만큼 발사 성공을 낙관한다"면서도 "실패도 우주개발의 한 과정인 만큼 그리 실망할 일이 아니며 엔지니어들에게 실패를 딛고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