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직자 우선 재고용등 使측 최종협상안 제시

사측 "내주까지 시간 주겠다" 승부수
해고·우선 재고용등 구조조정 최종안 제안
노조측 "결국 모두 공장 나가란 얘기" 반발
파업 이탈 인원 발생땐 노노갈등 격화될듯


쌍용자동차가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26일 쌍용차 사측이 인력 구조조정 마지막 타협안을 제시했지만, 노조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쌍용차 임직원과 공장을 점거하고 있는 노조원들사이에 충돌까지 발생했다. 36일째를 맞은 장기파업으로 이미 팔 수 있는 차는 동이났고, 소비자들의 인식도 나빠지고 있는 상태에서 노노 갈등 등으로 인해 심각한 상황까지 발생한다면 쌍용차의 회생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 사측 최종안은 사측은 이날 휴직 및 우선 재고용, 희망퇴직 기회 재부여, 영업직 전환을 통한 일자리 제공 등의 인력구조조정 최종 방안을 제안했다. 이 방안은 정리해고 직원 976명과 희망퇴직자 1,670명 등 2,646명에게 적용된다. 우선 6월8일부로 정리해고된 인원 중 450여명에게 희망퇴직 기회를 다시 주고 근속연수에 따라 5,6,8개월분의 위로금을 지급키로 했다. 또 최대 270명에게 분사를 통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50명에게는 영업사원으로 일할 기회를 제공한다. A/S 부문 분사에 대해서는 구조조정 방안을 추진하되 앞으로 인력수요계획에 따라 분사자들에게 복귀기회를 주기로 했다. 아울러 회사의 경영정상화 방안이 정상적으로 실현되면 추가 인력소요(약 400명)가 예상되는 만큼 정리해고자 중 200명 범위 내에서 100명은 2012년까지 무급휴직을 실시해 고용을 보장하고, 100명은 인력소요계획에 따라 2012년 말까지 우선적으로 재고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희망퇴직자들에 대해서도 동일한 비율과 시기에 우선 재고용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밖에 2012년까지 무급휴직 및 우선 재고용자 200명과 분사 및 영업직 전환자 320명을 제외한 이번 정리해고자 및 희망퇴직자에 대해 해고 및 퇴직 후 5년이 되는2014년 말까지 충원 수요가 발생하면 재고용하는 제한적 리콜제도를 7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회사측은 남은 임직원에 대한 자구책도 내놓았다.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기본급 3년간 동결 ▲2년간 상여금 250% 반납 ▲3년간 복지일체 반납을 포함해 강도 높은 고통분담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 노조 왜 거부했나 사측의 최종안이 나오자 노조 측은 "정리해고 강행 의사를 치장한 것에 불과할 뿐"이라며 "사측이 제시한 분사 및 영업 전직, 희망퇴직, 우선재고용 등은 모두 해고를 전제로 한 것이고 결국 모두 공장을 나가라는 얘기"라고 거부의사를 나타냈다. 노조 측은 사측 안이 희망 퇴직자들과 역차별 문제가 생기는 데다 976명 내부에서도 형평성 문제가 걸리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여진다. 더구나 분사 및 영업직 전환 관련해선 이미 노조 측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해 온 데다 특히 무급휴직 부분에 대해 정리해고의 또 다른 방식이라고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976명이 누가 마지막 해고자 명단인 100명에 포함되고 싶어 하겠느냐"면서 "내부 갈등도 증폭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설명했다. ◆ 노노 갈등 격화되나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사측은 "976명의 정리 해고자들이 인력 구조조정안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주겠다"며 늦어도 다음주까지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또 노조 집행부와 관계없이 정리해고 된 직원들이 사측 안을 수용하는 입장을 나타낼 경우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최상진 쌍용차 기획담당 상무는 "당사자들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회사는 직원들의 신청을 받아 들일 예정이므로 여유 있게 지켜 보겠다"고 말했다. 공장 점거를 풀지 않고 옥쇄파업이 계속될 경우 파산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파업에서 이탈하는 인원들이 생겨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팀장은 "사측이 이번 최종안과 관련, 타협할 여지가 없다고 밝힌 만큼 생존을 위해 이탈자들이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장 내부에 남아 있는 인원들이 줄어들면서 남은 소수는 더 강경해 지고 노노 갈등은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평택경찰서측은 이날 확성기를 통해 "양측간 물리적 충돌이 있어선 안된다"며 "만약 충돌이 있을 경우엔 경찰병력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양측간 충돌이 거세질 경우 경찰병력 투입을 통한 진압과정에서 파업중인 해고자들을 몰아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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