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회사들의 배당정책이 여전히 주먹구구식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회사의 재무구조 등에 따른 합리적 의사결정에 의해 배당이 이뤄지기보다는 경쟁회사의 동향이나 관행에 의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지난 9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11년 동안 국내 상장기업들의 배당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재무요인 등을 분석한 결과 기업들의 배당결정 과정에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26일 밝혔다.
류광춘 조사부 차장은 “기업의 수익성과 유동성이 좋을수록 배당수준이 높았으나 차입금이 많은 기업이 오히려 배당을 많이 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배당이 기업의 합리적인 재무의사 결정 차원에서 이뤄지기보다는 동종업종의 배당수준이나 기존의 배당수준을 유지하려는 관행이 강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업들이 배당을 결정할 때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지급률)이나 현재 주가보다는 액면가를 기준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식시장에서도 이를 고려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2월 결산법인의 배당성향은 90년 이후 20% 내외를 기록해 같은 기간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기업들의 손익 변동폭이 컸던 92ㆍ2001년을 제외하면 평균 40~60%의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으며 일본도 40%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