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급등으로 어려운데 사정 좀 봐주시죠." (카드사)"우리도 소비 침체로 만만찮게 어려운 상황입니다." (유통 업계)
가맹점 수수료 인상을 놓고 신용카드사와 유통 업계의 분쟁이 재현될 조짐이다. 서로를 향해 공세를 퍼붓던 이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우리가 더 어렵다”며 서로 우는 소리를 하며 매달리는 형국이다.
3일 카드 및 유통 업계에 따르면 카드 업체들은 대형 할인점과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등 가맹점 수수료가 낮은 유통 업체들에게 수수료 인상을 요구키로 하고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우선 삼성카드는 최근 제휴카드를 발급하고 있는 신세계 이마트와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등 대형 할인점에 수수료 인상 협상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카드사들은 유통 업체들의 가맹점 수수료가 손익 분기점 2.5%에 크게 못 미쳐 가뜩이나 좋지 않은 실적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대형 할인점들의 수수료는 1~1.5%로 3% 이상은 타 업종에 비해 크게 낮은 상태다.
문제는 두 업계 모두 최근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카드사들은 “그래도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카드사들보다는 유통 업계가 한결 낫지 않느냐”며 유통 업계의 양보를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유통 업계 역시 “좀처럼 내수 침체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경영이 힘든 상황”이라며 우는 소리로 맞서고 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