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신규대출 중단 등 이른바 정부의 ‘선제적’ 집값안정대책이 시장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 강남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강남권 급매물이 느는 등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가격 하락폭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일선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강남ㆍ송파구 일대 주요 재건축 추진단지들을 중심으로 이달 들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이상 호가를 낮춘 급매물들이 나오고 있다. 재건축단지의 가격 하락폭이 커지고 있는 것은 내년부터 2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데다 최근 금융권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중단으로 매수세가 자취를 감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의 경우 양도세 회피 매물이 늘면서 6월 한달간 값이 1억원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7억~7억3,000만원 선이던 이 아파트 17평형은 현재 매도호가가 6억2,000만원선까지 떨어졌다. 이 지역 행운공인의 한 관계자는 “대출이 안 되니까 값이 떨어져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며 “이 분위기라면 앞으로 값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권 중층 재건축의 대명사로 불리는 은마아파트 역시 거래침체 속에 급매물이 서서히 늘고 있다. 13억원을 웃돌던 34평형의 시세가 11억원까지 내려앉았으며 31평형 역시 10억원선이 무너지면서 9억원대 매물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대치동 E공인의 한 관계자는 “새로 매물이 나오기보다 기존 매도자들이 호가를 낮추고 있다”며 “하지만 매수세가 없다 보니 흥정이 이뤄질 수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밖에 분당ㆍ용인 등 그동안 집값 상승의 진원지로 지목돼온 대부분 지역에서 시세보다 수천만원씩 호가를 낮춘 매물들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거래도 완전히 얼어붙었다.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중단으로 투자수요가 사라지면서 수억원씩 호가가 내려가도 찾는 사람이 없다. 4,000가구가 넘는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지난 한달간 이뤄진 거래가 1~2건에 그쳤다는 게 이 지역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이 지역 종각공인의 한 관계자는 “중개업소들이 문만 열어놓았을 뿐 대부분 휴업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