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은 20일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박해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2차공판에서 “SK의 운명이 곧 나의 운명이었다”는 `숙명론`을 펼치며 재판부의 선처를 호소했다.
최 회장은 이날 “지난 98년 부친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SK그룹 경영을 떠맡으면서 SK글로벌이 막대한 부실을 지고 있음을 알게 됐으나 IMF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한국경제와 SK를 위해 이를 공개하고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었다”면서 “이 때 SK와 나의 운명이 하나가 됐음을 실감했다”고 토로했다.
최 회장은 SK글로벌이 2000년부터 영업흑자를 내는 등 정상화에 기여했다는 변호인의 변론에 “어느 정도 공은 있으나 지금 와서는 쑥스러운 것일 뿐”이라며 “다만 희생을 각오하더라도 내게 숙명처럼 남은 숙제를 해결하고 싶다”라고 재판부에 기회를 줄 것을 호소했다.
한편 서울지검 금융조사부(이인규 부장검사)는 이날 금융감독원이 4,440억원에 이르는 SK글로벌 추가 분식회계 사실을 통보해옴에 따라 최태원 회장 등 SK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기소혐의에 추가했다. 다음 공판은 다음달 3일 오후 3시. 변호인측은 다음공판에 SK그룹사 직원 6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손철기자 run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