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비극속 상생의 이야기 노래할래요"

6·25 60주년 창작 오페라 '카르마' 갈라콘서트 주인공 양선아씨


"대중가요처럼 가볍지도 않고 오페라처럼 무겁지도 않은데다가 우리나라 배경에 우리말이고 선율도 동양적인 느낌과 동시에 서양적인 스케일도 있는 완벽한 곡을 만나 너무 기쁩니다." 1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김자경오페라단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하는 창작 오페라 카르마 갈라콘서트에서 주인공 선아역을 맡은 소프라노 양선아씨. 양씨는 6ㆍ25전쟁 60주년으로 기획된 카르마 공연이 단순히 죽고 죽이고 승리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상생과 조화의 새로운 개념을 추구해 더욱 반갑다고 16일 말했다. "이번에 공연하는 카르마는 상부 누구의 명령이라고 할 것도 없이 전쟁이라는 괴물이 내려보낸, 죽이라는 명령을 받고도 사람을 살려내고 불태우고 파괴하라는 명령을 받고도 오히려 지켜내는 한 실존인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페라 카르마는 경찰역사에 이름을 빛내고 있는 차일혁 총경이라는 실존인물을 주인공으로 한다. 그는 사찰에 숨어든 빨치산을 몰살하라는 명령을 받고도 그들을 생포, 교화해 고향으로 돌려보냈으며 화엄사를 불태우라는 명령을 받고도 "이 귀한 문화재를 불태우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다시 세우는 데는 천만년의 세월이 필요하다"는 말을 남기고 절의 문짝만 불태워 상부에 보고해 화엄사를 지켜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정부로부터 문화훈장을 받은 실존인물이다. 이 오페라에서 양씨가 맡은 역할은 주인공 차길혁의 연인이면서 빨치산 대장에게 생명을 빚지고 결국 죽음으로 생을 마감하는 비극적 인물이다. "한 남자를 사랑하면서도 그와 총부리를 겨누는 사람에게 생명을 빚지고 결국 사랑하는 사람 간의 싸움의 소용돌이 속에서 죽게 되는 여인의 비련과 안타까움, 한숨과 전쟁의 다이내믹함이 모두 녹아 있는 수준 있는 곡을 성악으로 해석해내고 연주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평소 존경하는 작곡가 선생님의 곡을 초연한다는 설렘과 기쁨으로 너무나 행복하게 준비했습니다." 카르마는 국립극장에서 초연한 '천생연분'을 작곡, 현재 최고의 작곡가로 주목받고 있는 임준희씨가 최근 완성한 곡으로 전쟁의 비극과 그 비극의 소용돌이 속에서 희생의 제물이 된 연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오페라로 우리말로는 '업보'로 해석된다. 이탈리아 피아첸차국립음대를 졸업한 양씨는 지난 1998년도 이탈리아 피아첸차극장에서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의 주역인 로지나를 맡아 현지 언론으로부터 "은빛 같은 고음과 탁월한 기교로 연주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2000년도에는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페스티벌 '피가로의 결혼'의 수잔나역을 맡을 성악가를 구하러 이탈리아까지 날아간 특별오디션팀의 현지 공개 오디션으로 발탁돼 예술의전당에서 최연소 주역 출연이라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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