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스크린 눈물·감동에 젖는다

상반기 극장가 휩쓸던 '웃음' 코드 가고
블랙·애자·내사랑 내곁에·불꽃처럼… 등
죽음·가슴아픈 사랑 다룬 영화 잇단 개봉

블랙

애자

불꽃처럼 나비처럼

내사랑 내곁에

상반기 극장가를 휩쓸었던 ‘웃음’이 가고 ‘눈물’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블랙’, ‘애자’, ‘내 사랑 내 곁에’, ‘불꽃처럼 나비처럼’ 등 눈물 쏙 빠지는 영화들이 9월 스크린을 장식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 작년 말 개봉한 ‘과속 스캔들’을 시작으로 ‘7급 공무원’, ‘거북이 달린다’부터 ‘해운대’, ‘국가대표’까지 상반기에 흥행한 영화들을 관통하는 코드는 ‘웃음과 감동’ 이었다. 하지만 여름 성수기를 보내고 가을에 접어들며 웃음을 주던 영화들은 가고 ‘눈물과 감동’을 앞세운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해 극장가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스승과 제자, 엄마와 딸이 주는 눈물=지난 달 27일 개봉한 영화 ‘블랙’은 인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소녀가 선생님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세상과 소통하게 된다는 ‘인도판 헬렌켈러’ 이야기로 2005년 개봉당시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영화 베스트 10’에 들기도 했다. 10일 개봉 예정인 영화 ‘애자’는 사고뭉치인 딸 박애자와 무뚝뚝하고 다혈질인 엄마의 이야기다. 엄마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 진정한 사랑을 느낀다는 줄거리는 자칫 진부할 수 있지만 최강희ㆍ김영애의 호연과 부산을 배경으로 한 특유의 정서가 자연스레 녹아들어 감동을 자아낸다. ◇병이 가로막은 사랑 vs 신분이 가로막은 사랑=24일 나란히 개봉하는 두 편의 한국 멜로 영화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눈물 코드다. ‘내 사랑 내 곁에’는 전도유망한 법학도였으나 루게릭병에 걸려 죽어가는 남자와 그런 남자가 죽게 되면 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해 줄 장례지도사의 사랑이야기다. ‘너는 내 운명’, ‘그놈 목소리’의 박진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20kg을 감량해 화제가 됐던 김명민과 ‘해운대’로 1,000만 영화의 히로인이 된 하지원이 주연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명성황후 민자영과 호위무사 ‘무명’의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이야기를 다룬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총제작비 90억원이 들어간 사극 멜로다. 조선의 마지막 왕비 명성황후를 수애가, 그녀를 사랑한 호위무사 ‘무명’ 역을 조승우가 맡았다. 이에 따라 향후 개봉할 영화들이 ‘해운대’와 ‘국가대표’가 달궈놓은 극장가의 열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상규 CGV 홍보팀장은 “상반기 극장가 트렌드는 ‘유머’ 였는데 성수기가 지나고 가을로 들어서면서 눈물로 전환된 것 같다”며 “관객들도 극장에 걸리는 영화의 분위기를 따라 관람하는 경향이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