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건강보험개혁 법안에 22개의 펜을 사용해 정식으로 서명했다. 이에 따라 이 법안은 즉시 효력을 발휘하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22개의 펜을 사용한 것은 건강보험 개혁법안 통과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기념용으로 선물하기 위해서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중요 법안 서명 때 여러 개의 펜을 사용해 그 법안 성안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게 관례다.
오바마 대통령은 서명에 앞서 "한 세기에 걸친 도전과 1년여의 토론, 그리고 모든 표결을 마친 끝에 건강보험 개혁안이 드디어 법제화됐다"고 선언했다. 그는 "암과 투병하면서도 보험회사와 시시비비를 따져야 했던 나의 어머니를 대신해 이 개혁법안에 서명한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모친은 지난 1995년 난소암으로 사망했다.
하지만 공화당 측은 건보개혁 무효화를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다. 미국 13개 주의 검찰총장들은 이날 미리 예고한 대로 건보개혁 법안에 대해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공화당원들로 이뤄진 이들 검찰총장은 건보개혁 법안 서명 직후 연방 법원에 소장을 접수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미국 헌법에 연방법이 주법보다 우선한다고 명시돼 있어 위헌 소송 제기가 무위에 그칠 공산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 상원은 지난 21일 건보개혁법안과 함께 하원을 통과한 수정안에 대해 이번 주내에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수정안은 상원의 재적의원 과반(51명)의 찬성으로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는 `조정 절차'를 이미 하원에서 밟아 놓은 것이어서 이변이 없는 한 통과가 거의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