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월 금리인상설 약화

WSJ "FRB, 주택·고용·금융시장 회복때까지 시간끌것"
"버냉키, 인플레 우려 발언도 시장반응 떠보기용"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오는 8월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릴까.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뉴욕 월가의 전문가들은 24∼25일로 예정된 FOMC에서 FRB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8월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WSJ에 따르면 지난주만 해도 8월 FRB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이번주 들어 올해 말 이후에나 금리인상을 검토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8월6일 FOMC가 기준금리를 현재의 2.0%에서 2.25%로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최근 일주일 사이 90%에서 64%로 크게 떨어졌다. 또 25일로 예정된 6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도 전날의 26%에서 14%로 낮아졌다. WSJ는 “FRB 관계자들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주택과 고용ㆍ금융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가능한 한 시간을 끌 것”이라며 “다음주 FOMC 성명에서 물가 리스크가 이전보다 강조되겠지만 8월 금리인상을 용인하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또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지난 9일 인플레이션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시장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한 뒤 “지금부터 8월 사이에 나올 고용지표를 포함한 경기 통계치들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17일 공개된 미국 5월 도매물가지수(PPI)가 전달 대비 1.4% 증가한 반면 변동이 심한 식료품과 원자재를 제외할 경우 증가폭이 0.2%에 불과해 인플레이션 부담이 크게 완화된 점도 FRB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또 금융시장이 여전히 신용위기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해 이 와중에 금리를 올리는 것도 FRB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따라서 6월 FOMC 성명에 포함될 인플레이션 우려가 8월 금리인상설을 뒷받침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WSJ는 관측했다. FT도 월가에서 FRB가 금리인상 쪽으로 방향을 틀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으나 조만간 긴축으로 선회한다고 보지는 않는 것이 중론이라고 전했다. FT는 “월가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이번주 들어 크게 떨어졌다”면서 “FRB가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과 인플레이션 기대감을 적극적으로 와해시키려는 시도는 분명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FT는 또 “FRB 내에도 금리정책을 놓고 두 가지 견해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면서 “금리를 더 낮춰 경기를 적극 회생시켜야 한다는 쪽과 금융위기에 따른 파장을 감안해 금리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3월 퇴진한 윌리엄 풀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7일 블룸버그TV와 가진 회견에서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이 크다”며 “더 늦기 전에 금리를 인상해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유가의 충격이 일시적인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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