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인 사회에서 뉴욕 월가에 근무하는 한인 1.5세 또는 2세들은 지난 97년 한국이 외환위기에 처해 있을 때 한국 경제의 개혁 방향을 제시했고, 그후 한국이 시장을 개방하자 이들은 자신의 펀드 또는 소속 회사의 펀드매니저로 활약하면서 한국 시장에 참여했다. 도이체 에셋 매니지먼트의 존 리, 타이거 매니지먼트의 빌 황 등이 바로 그들이다.
월가의 한인들이 급부상한 것은 한국 외환위기가 계기였다. 한국이 국가파산 직전에 몰렸을 때 월가 구석구석에 근무하고 있던 한인 2세들이 자발적으로 자리를 함께 했다.
그들은 한국 경제가 어떻게 가야 할 지를 논의해서 각자의 루트를 통해서 정부 요로에 방향을 제시했다. 한인 매니저들은 한국의 기업 개혁에도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들은 삼성그룹의 임원 인사, SK텔레콤의 자금 전용등에 이의를 제기하며, 한국의 소액주주운동과 연계해 문제를 해결해나갔다.
뉴욕 월가에 활동하는 한인들은 3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80년대말까지만 해도 월가에 한인 수는 손꼽을 정도였으나, 최근 들어 월가에 진출한 한인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활동영역도 펀드매니저에서 상업은행 간부, 인수 및 합병(M&A) 전문가, 회계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또 한국 경제가 커지고, 한국이 투자에 매력있는 나라가 되면서 월가의 투자회사들이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구사할수 있는 한인들의 채용을 원하고 있다.
뉴욕 금융시장에서 가장 잘 알려진 한인은 웰스파고은행의 손성원 부행장을 꼽을 수 있다.
그는 공부를 하기 위해 지난 1962년 단돈 100달러를 쥐고 미국에 이민와 백악관 경제비서관을 거쳐 웰스파고 은행 서열 3위까지 올라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그를 `미국 경기를 가장 잘 예측한 인물`로 선정한바 있다.
월가 투자은행의 원로급으로는 메릴린치 증권의 손동원 부사장(68), 시트킴 인베스트먼트의 김병수 고문(67)등을 꼽을수 있다. 사이프로콘사의 존 리 사장(58)과 같은 이는 월가의 정보 기술 분야에 진출해 있는 한인이다. 자신의 펀드를 직접 운영하는 한인으로는 패러다임 매니지먼트의 제임스 박 사장, 디스커버리 캐피털의 데이비드 전등이 있다.
애널리스트 분야에는 헤지펀드 L-R 글로벌의 매튜 장, 반얀 매니지먼트의 제임스 한등을 들수 있다. 은행 분야에서는 뱅크원 에셋매니지먼트의 신구 전무, 도이체 에셋매니지먼트의 이정복 전무가 있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