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윤리경영도 경쟁력이다

얼마 전 전경련 주관으로 국내 윤리경영 담당임원 등 실무책임자 24명으로 구성된 연수단을 이끌고 미국의 대표적인 윤리경영 우수기업과 대학ㆍ연구기관들을 돌아봤다. 연수단은 MCIㆍ푸르덴셜생명ㆍ존슨앤드존슨ㆍ코카콜라ㆍUPS 등과 국제기업윤리연구원(IBEI)ㆍUN 등을 보면서 미국의 모든 기업이 윤리경영을 하지는 않지만 우수한 성과를 달성하는 기업은 윤리경영이 경영의 기본 철학으로 뿌리내렸음을 알 수 있었다. 미국 제2의 장거리전화 회사인 MCI의 경우 지난 2002년 당시 부실기업이었던 월드컴을 인수하면서 내부비리고발제도를 부활시켜 연평균 2,500건에 달하는 모든 신고에 대해 조사결과를 공지했고 접수된 제보는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해 반복실수 예방교육에 활용하고 있었다. 1875년 설립된 130년 전통의 푸르덴셜생명은 윤리담당부서를 최고경영자(CEO) 직할체제로 운영하고 전직원에 대한 윤리등급평가를 실시해 인사평가에 반영하고 있었다. ‘윤리경영의 대명사’로 꼽히는 존슨앤드존슨은 윤리경영에서 털끝만한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이렇게 미국 기업들이 내부신고제도 운영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CEO의 강력한 의지, 총체적 윤리경영체제 도입, 윤리경영의 기업문화화, 윤리경영의 경영전략화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윤리경영이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다른 모든 제도도입에 비해 더 강한 최고경영층의 의지와 솔선수범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이제 윤리경영은 단순히 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는 ‘글로벌 스탠더드’가 됐다.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윤리경영을 적극 활용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특히 유념할 것은 정치 지도자가 불교를 믿는다고 스님과 꼭 같이 행동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국민의 삶을 돌봐야 하듯이 기업의 윤리경영 역시 단순히 주변의 불우이웃에 관심을 기울이는 데나 만족하는 소극적인 수준에 그쳐서는 곤란하다는 점이다. 윤리기업이 취해야 할 바람직한 태도는 정당한 방법으로 보다 많은 성과를 창출해 그 결실을 회사의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나누면서 지속적으로 성장ㆍ발전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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