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슬럼프 벗나

8언더로 선두 웨렌에 2타뒤진 단독 2위


3개월간 부진의 러프에 빠졌던 ‘탱크’ 최경주(35ㆍ나이키골프)가 슬럼프 탈출의 청신호를 밝혔다. 최경주는 30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의 포리스트오크스골프장(파72ㆍ7,311야드)에서 열린 미국 PGA투어 크라이슬러클래식(총상금 460만달러) 1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몰아쳐 2타차 단독2위를 달렸다. 64타는 올 시즌 최경주의 18홀 최소타 기록. 특히 최근 3개월 동안의 침체 끝에 나온 ‘불꽃타’여서 더욱 빛이 났다. 최경주는 지난 6월 US오픈 공동15위 이후 8개 대회에 출전해 3차례나 컷 오프 됐고 나머지 5개 대회에서는 40위 밖에 그치며 슬럼프 조짐을 보였었다. 무명의 단독선두 찰스 워렌(미국ㆍ62타)에 2타 뒤진 최경주는 두 차례 공동8위에 올랐던 올해 최고성적 경신은 물론 3년 만의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는 주춧돌을 놓은 셈이다. 경기 내용에서도 흠잡을 데 없었다. 평균거리 291.5야드에 이른 드라이버 샷은 단 3홀에서만 페어웨이를 벗어났고 그린을 2차례만 놓쳤을 만큼 아이언 샷도 날카로웠다. 퍼팅도 홀당 1.5개에 불과해 모처럼 버디 9개(보기 1개)의 완벽한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다. 최근의 부진과 프레지던츠컵 2회 연속 출전 좌절로 움츠렸던 최경주는 이날 1번~5번홀까지 5연속 버디를 터뜨리며 초반부터 기세를 올렸다. 6번홀(파4)에서 1타를 잃었지만 9번홀(파5) 버디로 만회한 그는 후반에도 버디 2개를 보태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출전자 대기 리스트에 있다 개막 직전 출전 기회를 잡은 위창수(33)는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36위에 올랐다. 그러나 나상욱(21ㆍ코오롱)은 1오버파 73타로 부진, 100위 밖으로 밀려나 컷 탈락 위기에 몰렸다. 한편 올해 15개 대회에 출전해 단 2번만 컷을 통과했던 워렌은 자신의 생애 최소타를 4타나 줄이는 기염을 토하며 ‘깜짝 선두’에 나섰다. 그의 이날 62타는 66년 역사의 이 대회에서 3번째 나온 코스레코드 타이.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3언더파 69타로 공동20위에 올랐고 존 댈리(미국)는 3오버파 75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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