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에 흙묻었다”… 스피릿 이동 시작

이달 4일(이하 한국 시각) 화성에 안착한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로봇 스피릿이 15일 오후 착륙대에서 내려와 11일 만에 화성 토양 위에 선명한 바퀴 자국을 남겼다. NASA 과학자들은 이날 오후 7시 스피릿이 착륙대에서 하강하는데 성공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신호를 보내오자 “마침내 스피릿의 바퀴가 더러워졌다”며 일제히 환호했다. 스피릿은 본체의 6개 바퀴 가운데 뒷바퀴 2개와 방금 떠나온 착륙대의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을 전송해 왔다. 이날 스피릿이 2분 동안 이동한 길이는 약 3㎙. 그러나 NASA측은 총 3개월로 예정된 스피릿의 임무 기간 가운데 이 2분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스피릿은 착륙 이후 지금까지 완충용 에어백으로 둘러싸인 착륙대 위에 정지한 채 이동을 준비해 왔다. 그러나 에어백이 당초 이용할 예정이던 하강로를 가로막음에 따라 115도 선회해 다른 길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 때문에 하강 시점도 당초 예정에 비해 3일 정도 늦춰졌다. 스피릿은 앞으로 수일 동안 착륙대 옆에 머무르면서 주변 토양과 암석에 대한 예비분석 작업을 수행한 뒤 250㎙ 정도 떨어진 분화구를 향해 이동하면서 물의 흔적 등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찾기 위한 본격적인 탐사활동에 나서게 된다. 스피릿은 착륙대에 머물던 동안에도 9개의 카메라를 이용해 모두 3,900여장의 사진을 보내왔으며 NASA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화성에 과거 물이 존재했었음을 시사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발견하기도 했다. 한편 스피릿과 쌍둥이 탐사로봇인 오퍼튜니티는 25일께 화성 안착을 시도한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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