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유승민은 새누리당 핵심 자산"

"공천 여부, 지역주민 선택에 달려"… 청와대發 물갈이 반대 우회적으로 표현

"유승민 의원은 우리 새누리당의 아주 중요한 핵심 자산입니다. (내년 총선의) 공천 여부는 지역 주민들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9일 대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유 의원 부친의 빈소를 찾아 "유 의원이 다음 총선에서 어려울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 의원이 청와대발(發) 전략공천으로 인한 '물갈이'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김 대표는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에서도 상향식 공천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처럼 공천제도를 둘러싼 당청 갈등으로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자신의 처지를 의식한 듯 김 대표는 유 의원에게 묘한 동질감을 드러내며 미안한 감정을 전했다.

그는 "(한선교 의원과 본인, 유 의원을 차례로 가리키며) 요래(이렇게), 요래, 요래가 박 대통령을 위해 참 열심히 했는데…"라며 "유승민하고 나는 오랫동안 한 배를 탄 형·아우 사이나 마찬가지"라고 지난날을 돌이켰다. 이에 유 의원도 "듣고 보니 진짜 그러네요"라고 미소를 띠며 화답했다.

김 대표는 지난 7월 국회법 파동으로 유 의원이 당내에서 막다른 골목에 몰렸을 때 친박계의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유 의원에게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친박과 비박 사이에서 '유승민 살리기'를 위해 백방으로 뛴 김 대표의 노력을 잘 아는 유 의원은 이날 약 20분간 김 대표 곁을 지키며 식지 않은 동지애를 과시했다.

/대구=나윤석기자 nagij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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