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청년창업, 전통시장에서 찾은 길

박광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5년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실업률은 3.2%로 전년 동월과 동일하다.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실업률과 극심한 청년 취업난으로 최근 들어 청년창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자영업의 나라' 한국에서 창업 성공을 꿈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국세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4~2013년 창업한 자영업체는 949만개, 그중 폐업한 가게는 793만개로 생존율이 16.4%에 불과하다. 녹록지 않은 현실로 창업을 고민 중인 청년이라면 좀 더 시간을 갖고 체계적인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신세계그룹이 공동으로 운영에 나선 '청년창업 및 가업승계 아카데미'가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다. 바로 새로운 형태의 청년창업을 제시한 것부터 전통시장과의 상생과 동반성장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다. 참여자들 또한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아이디어, 준비자금 연계 등으로 교육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 교육현장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무엇보다 유통사관학교로 불리는 대기업의 참여로 현장감 있고 생생한 창업경험을 전수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청년창업 및 가업승계 아카데미는 청년상인과 창업자의 육성과 성공을 위한 실질적 상생협력사업이다. 교육기간 동안 전통시장 현황과 창업효과, 창업전략, 가업승계의 장점 활용하기, 디자인 경영, 대형 마트 및 우수 시장 견학, 분임토의 발표, 실천계획서 작성 등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시장 현장에서의 실천방법 중심 교육을 진행해왔다. 특히 책임교수가 수시로 상담과 교육을 병행하고 교육생들의 참여과정 실천사례 취재 및 보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전통시장 내 청년창업을 독려하고자 시행 중인 정책으로는 전통시장 청년상인 창업 지원사업도 있다. 만 39세 이하의 청년상인 육성을 희망하는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이 정책은 시장 내 빈 점포를 활용해 청년상인들에게 창업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전통시장의 발전과 미래를 유도해 청년지도자를 육성할 목적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청년창업 열풍이 전통시장 발전과 시너지를 내고 있는 시점에서 해결이 필요한 과제도 있다. 통계청에서 조사한 결과만 봐도 청년 자영업자의 절반인 51%가량이 창업 1년 만에 폐업한다고 밝혀져 경영 안정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물질적 자금지원이나 경영 컨설팅, 실무교육도 중요하지만 청년상인들이 점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경영 안정화를 위한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얼어붙은 취업 시장에서도 피어난 열정과 희망을 가진 청년상인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는 많다. 그 무대가 서민경제의 근간으로 불리는 전통시장이라면 더욱 뜻깊은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박광근 에듀맨컨설팅㈜ 원장·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청년창업·가업승계 아카데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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