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발표하면서 “공화당이 발의한 난민수용금지 법안은 ‘불필요하고 비실용적인 조치’를 야기할 것”이라며 “이런 조치들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 중 일부를 돕기 위한 노력을 손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백악관은 이어 “이 법안이 미 국민에게 의미있는 안전을 추가로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인도주의적이며 국가 안보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한 중대 프로그램의 이행을 막거나 지연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이 ‘외적에 대항하는 미국인 안전법’으로 명명해 발의한 이 법안은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 어떤 난민도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한 것이 골자로, 연방수사국(FBI)·국토안보부(DHS)·국가정보국(DNI) 등 관련 당국이 미 의회에 이를 입증해야 한다. 법안 표결은 19일 이뤄질 예정이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파리 연쇄 테러 이후에 시리아 난민 수용을 막으려는 공화당의 움직임에 강력히 반대해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난민정책과 관련해) 우리의 초점은 여성과 아이, 고문 생존자 등 극도로 취약한 시리아 난민들에게 피란처를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난민의 면전에서 매몰차게 문을 닫는 것은 미국의 가치에 어긋난다. 그렇게 하는 것은 우리와 맞지 않고 또 우리가 하려는 것도 아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가장 높은 수준의 보안심사를 거쳐 난민들을 수용할 것”이라며 정면 돌파 방침을 시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에만 1만 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