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와 서포크대학이 공동으로 조사해 1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바이든 부통령의 호감도는 51%, 비호감도는 35%로 나타났다. 이는 비호감도(51%)가 호감도(39%)보다 높게 집계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사뭇 대조된다.
민주당 경선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바짝 쫓는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에 대한 호감도(37%)와 비호감도(33%)는 비슷하게 나타났다. 후보를 묘사하는 한 단어를 택해달라는 문항에서도 바이든 부통령은 ‘호의적인’(favorable), ‘정직한·신뢰할 수 있는’ 등의 긍정적인 답변을 얻은 데 반해 클린턴 전 장관은 ‘거짓말쟁이·정직하지 못한’, ‘가짜의’와 같은 부정적인 여론에 직면했다. 여론 조사 응답자들은 샌더스 의원하면 ‘사회주의자’를 가장 먼저 떠올렸고, 호의적이며 선한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민주당 경선 출마를 고민 중인 바이든 부통령은 13일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CNN 방송 주최의 민주당 경선 주자 1차 토론회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고 CNN 방송이 전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10월 중순 후 거취를 밝힐 전망이다.
클린턴 전 장관의 이미지 추락은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을 사용 의혹, 2012년 리비아 벵가지 미국 영사관 피습 사건과 직결된다.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은 이메일 스캔들과 벵가지 사건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클린턴 전 장관의 도덕성과 직무 능력에 치명타를 날리려고 준비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민주당 지지자의 60%(이메일 스캔들), 44%(벵가지 사건)는 두 사건이 대통령 선거에서 클린턴 전 장관에게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정파를 떠나 전체 유권자의 70%와 59%는 각각 이메일 스캔들과 벵가지 사건이 공화당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든을 지지한다고 밝힌 한 유권자는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정확하지 않다”며 “두 사건에 대한 올바른 답을 지니고 있지 않은 대신 그에 걸맞은 답을 찾고 있다”며 진실 공개보다 거짓 해명에 치중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클린턴 전 장관을 비판했다.
호감도 조사와 별개로 진행된 지지율 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41%를 획득해 샌더스 의원(23%)과 바이든 부통령(20%)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그러나 두 사건에 대한 클린턴 전 장관의 해명에 불만을 토로하는 유권자가 늘면서 그가 경쟁 후보를 압도하던 모습은 사라졌다고 USA 투데이는 평했다. 이번 조사는 차기 미국 대선에 투표할 가능성이 큰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9월 24∼28일 유선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 오차는 ±3%포인트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