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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네오(신) 다빈치 시대입니다. 새로운 종류의 다빈치가 나와야 하고 이는 문화와 기술의 융복합을 바탕으로 합니다." 김종덕(59)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13일 서울 대치동 구글캠퍼스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후 7~9시 진행된 '청춘 사이다(思異多) 업(業·UP) 콘서트' 토크쇼에 게스트로 참석해 창업준비생, 대학생 등 청년층과 만난 자리에서다. 200여명의 '청년'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그가 지적하는 '네오 다빈치'는 두 가지 이유에서다. 시대의 변화다. 다빈치(이탈리아 출신의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의 시대는 봉건시대에서 르네상스로의 전환기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제조업에서 콘텐츠를 대표로 하는 문화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이날 "문화콘텐츠가 100달러 (해외로) 나가면 소비재수출은 412달러 증가하며 일자리 창출 효과도 제조업의 3배"라는 설명을 붙였다. 한류의 진출에 따라 화장품 등이 대히트를 친 것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 청년들이 다빈치 같은 융복합 인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빈치는 르네상스를 완성시킨 인물로 평가된다. 김 장관은 "예를 들면 다빈치나 미켈란젤로 같은 르네상스 화가들은 스스로 물감을 만들어 사용했다. 당시 (필요한) 그런 물건이 없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상과 기법을 표현하기 위해 했던 다양한 시도와 작품들이 결국은 그 시대를 대표하는 명작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물감은 '코딩'(Coding·C언어 등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라며 "디자이너나 사업가들도 코딩을 해야 한다. 융합한 기술을 체득한 새로운 종류의 다빈치가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이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문화콘텐츠 진흥 지원책을 자세히 설명했다. 바로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 사업으로, 지난 2월부터 상암동에서 운영되고 있는 문화창조융합센터, 오는 12월에 오픈예정인 문화창조벤처단지, 2017년에 문을 여는 문화창조아카데미 등이다. 이런 시설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문화콘텐츠 산업의 주역이 되길 바란다는 의미에서다. 이와 함께 모태펀드 등 투융자, 콘텐츠코리아랩 등 스타트업 창업 지원책도 덧붙였다.
김 장관은 험난했던 자신의 경험담도 풀어놓았다. "그림을 처음 그린다고 했을 때 집에서 (당연히)반대가 심했다"며 "선배의 화실에 가서 일하면서 배우고…그런데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아니면 평생이 불행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홍익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모교에서 교수가 됐고 한국디자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CF 감독, 벤처회사 대표도 그의 이력서에 있다.
그는 "선택은 신중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일단 정해지면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밑빠진 독에 물 채우는 것도 가능하다. 한 바가지 붓고 밑을 보고, 또 붓고 보면 영원히 성공 못한다. 아무 생각없이 붓고 부으면 언젠가는 꽉 차게 된다. 지금 이 시기를 잘 버텨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