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수요 예측 '블라인드' 방식 시행… 영향은?

"정보 비대칭 해결, 시장질서 회복" vs "우량·비우량채 양극화 부추겨"

12

회사채 수요예측이 완전 '블라인드' 방식으로 변경된다. 현재는 대표주관사가 실시간으로 어떤 투자자가 수요예측에 참여했고, 물량과 금리를 어느 수준에서 제시했는 지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 정보의 비대칭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 시장에서는 시장질서 회복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우량 회사채와 비우량채 간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고, 수요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는 회사채 발행을 대표 주관하는 증권사라도 4일부터 수요예측 정보를 파악할 수 없도록 채권거래시스템인 '프로본드'의 운영을 변경키로 했다고 3일 밝혔다. 다만 대표주관사는 수요예측 시 완전 블라인드 방식과 '최우선 호가'(가장 낮은 금리) 및 해당 물량만 확인할 수 있는 방식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종전에는 대표주관사가 수요예측 도중에도 '프리본드'를 통해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었고, 이 정보를 소수의 투자자들에게 알려준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었다. 금융투자협회의 관계자는 "수요예측 과정에서 특정 기관투자가에게만 수요예측 상황이 전달되는 정보 비대칭 및 가격 관련 정보 누설 등의 문제 제기가 많아 블라인드 방식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블라인드 방식의 수요예측에 대해 회사채 발행시장 질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수요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린다. 한 증권사의 채권자본시장(DCM) 담당자는 "블라인드 방식에서는 수요예측을 통해 회사채 물량을 원하는 만큼 가져가려면 희망 금리를 소신껏 제시해야 한다"며 "정보 비대칭 속에 소수 기관투자가들이 좌우하던 시장이 공정성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대형증권사의 한 IB부문 관계자는 "비우량 회사채의 경우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참여가 더욱 줄어들 것"이라며 "미매각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