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부터 보험사들이 공장이나 건물을 대상으로 기업이 가입하는 보험의 보험료를 이전보다 자율적으로 매길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다양한 상품 출시가 가능해져 보험사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7일 기업성 보험의 보험료율(가격) 산출시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판단한 '판단요율'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기업성 보험은 통계적 기반을 갖춘 보험료율 산출이 쉽지 않아 재보험사가 제공하는 '협의요율'만 사실상 허용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보험사들이 스스로 상품 가격을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또 재보험사의 '협의요율'은 재보험가입이 전제돼 있어 엄밀한 통계분석에 기반하지 않고 사전신고 의무도 없어 적정성 차원의 문제도 있다.


당국은 이번 조치로 시장 수요에 따른 다양한 보험상품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했다. 장기적으로는 보험사의 자체 통계 집적으로 과도한 해외 재보험 가입이 줄어 실적 개선도 가능할 것으로 봤다.

다만 보험사 간 출혈 경쟁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지적도 나온다. 통계적 요율 산출이 가능함에도 더 낮은 보험료 책정을 위해 판단요율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국은 이에 따라 통계적 요율 산출이 가능한 위험에 대해서도 협의요율이나 판단요율을 적용하는 경우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한 보완장치를 두도록 했다. 또 보험사가 국내 실적에 적합한 보험료를 산출하도록 참조요율 산출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참조요율은 보험개발원이 보험업계 전체의 계약정보 및 보험금 지급정보를 통합해 산출하는 요율이다.

기업보험 가입 시 영문약관만을 사용하고 있는 관행도 바뀐다. 금융당국은 중·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을 보험계약자로 하는 기업성 보험에 대해 국문약관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안의 입법예고를 거쳐 4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이동훈 보험과장은 "보험사의 보험료 산출 역량이 강화돼 해외 진출 시 보험료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규기자 cmk25@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