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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기업공개(IPO)에 나선 공모주들이 잇따라 수요예측에 성공하면서 지난해 말 1,700억원이 빠져나가며 얼어붙었던 공모주 펀드에도 다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호텔롯데와 같은 대어급 IPO가 상반기에 예정된 만큼 변동성 높은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챙기려는 투자자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3억원이 빠져나갔던 'IBK단기국공채공모주(채혼)A'에 올 들어 지난 4일까지 총 421억원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7억원이 유출된 'IBK공모주채움1(채혼)C'에도 올 들어 333억원이 유입됐고 '키움장대트리플플러스1(채혼)A'에도 186억원이 들어왔다.
지난해 상반기 공모주 시장은 증시 활황에 힘입어 공모가를 뛰어넘는 종목들이 속출하며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금융 시장 불안에 증시가 침체되면서 지난해 말 10여 개 기업이 상장을 철회하는 등 고비를 맞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까지 자금이 들어오던 공모주 펀드에서도 12월 한 달간 총 1,708억원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최근 지난해 말에 상장을 연기했던 기업들이 공모가를 낮추면서 연이어 수요예측에 성공하자 공모주 펀드 시장에도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올 들어 진행된 6개 공모주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은 평균 284대1에 달했다. 또 전반적으로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도 올 들어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5개 기업들은 모두 공모가를 웃돌고 있다.
이 덕분에 공모주 펀드 시장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지난달 공모주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342억원으로 전달 대비 순유출 규모가 5분의1 수준으로 크게 줄었고 이달 들어서는 199억원이 순유입 중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모주 투자가 중위험·중수익 투자 대안으로 각광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호텔롯데·롯데정보통신·잇츠스킨·삼성바이오·SK바이오팜 등 대어급 IPO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기관투자가들의 자금 공급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에서 공모주 투자는 플러스알파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상반기로 예정된 호텔롯데와 같은 대형 IPO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일반 공모주 펀드 이외에도 공모주 투자 전략을 통해 추가 수익을 내는 펀드들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IBK자산운용의 'IBK가치형롱숏'의 경우 일반 롱쇼트 펀드와는 다르게 공모주와 채권 등 다양한 투자전략을 활용한 결과 연초 후 지난 1일 기준 코스피가 2.51% 하락하는 동안 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