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경제 당국과 주요 기관이 7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국내외 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비상 대응체계에 돌입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각각 비상 대응회의를 열고 글로벌 시장동향과 전망을 살펴보고 상황별 위기대응 계획을 재점검했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7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긴급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저유가와 중국발 리스크 등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요인과 결합해 시장 불안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없는지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정 부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그간 경험을 보면 이번 미사일 발사가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칠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상황이 예측지 못하게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부위원장은 “따라서 금융당국이 중심을 확고히 잡고 차분하고 신속하게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먼저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철저히 분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우선 주말 이후 설 연휴 기간에 금융시장이 열리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의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기로 했다. 국내 증시가 설 연휴로 10일까지 휴장하는 가운데 중국이 춘절 연휴로 7∼13일, 홍콩이 8∼10일 쉬는 등 아시아 주요국 금융시장은 휴장에 들어간다.
정 부위원장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조와 정보공유 체제를 강화하고 글로벌 투자은행(IB) 및 주요 외신 매체들과도 핫라인을 구축해 국내외 금융시장 간 연관된 움직임에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상황에 대비해 마련해 둔 상황별 위기대응 계획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선제적으로 대응방안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외 건전성과 재정건전성 측면에서 우리 경제가 쉽게 흔들리지 않을 튼튼한 기초 여건을 갖춰왔다”며 “정부의 충분한 대응능력을 믿고 일상생활을 해 주시기를 국민께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이날 오전 11시 30분 긴급 통화금융대책반회의를 열고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장병화 부총재가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간부들도 참석해 비상상황에 대비한 보안경계 태세를 살폈다.
한은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0일 오후 2시 이주열 총재 주재로 회의를 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재차 논의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국제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연다. /김상훈·조민규기자 ksh25t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