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가 고속도로 갓길 걸었던 이유는…‘외삼촌 음주운전’

조카가 고속도로 갓길 걸었던 이유는…‘외삼촌 음주운전’



외삼촌이 음주상태로 난폭운전을 하자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에서 내려 홀로 걷던 중학생이 경찰에 구조됐다.

10일 경기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8시 30분께 평택-제천고속도로를 지나던 한 운전자로부터 “아이가 고속도로 갓길에 웅크리고 앉아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서해안고속도로와 평택-제천고속도로 분기점인 서평택JC 주변을 수색하던 중 오후 9시께 갓길에 세워진 차량을 발견해 검문했다.

운전자 A(44)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고, 경찰에 “조카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차량에서 내린 아이가 신고된 학생이라고 짐작해 서평택JC 주변을 다시 수색하던 중 20여분 뒤 서평택JC에서 평택-제천고속도로 제천방면으로 1㎞ 떨어진 곳에서 홀로 걷고 있던 B(16)군을 발견했다.


B군은 경찰에서 “술에 취한 외삼촌이 차선을 지그재그로 넘나들며 난폭운전을 해 차에서 내렸다”고 진술했다.

애초 평택 송탄에서 용인 신갈의 친척집에 조카를 데려가려던 A씨는 방향 감각을 잃고 엉뚱한 길로 들어섰다가 다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화성방면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B군은 외삼촌에게 “길을 잘못 든 것 같다”고 말했지만 들어주지 않은 채 난폭운전을 계속하자 갓길에 차를 세워달라고 한 뒤 차에서 내려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JC 램프를 지나 평택-제천고속도로를 혼자 걷고 있던 상황이었다.

경찰은 B군을 안전하게 가족에게 인계하고, A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A씨는 혈중알코올 농도 0.145%의 만취상태로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구조된 B군은 차에서 내린 뒤 길을 몰라 고속도로 갓길을 왔다갔다하며 걷다가 결국 제천 방향으로 향했다”며 “신고 직후 순찰차 2대를 동원, 신속하게 수색에 나서 B군을 무사히 구조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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