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스크에… 경협주 울고 방산주 웃고

현대상선 등 10% 넘게 뚝
무선기기 제조 빅텍 상한가
KAI 등 대형 방산주는 약세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에 북한 관련주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상선 등 남북경제협력 관련주는 10% 넘게 급락한 반면 빅텍 등 방위산업 관련주들은 불안한 남북관계가 진행되는데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조기배치론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전 거래일 대비 19.57%(595원) 떨어진 2,44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도 14.35%(6,850원) 떨어진 4만9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상선은 금강산 관광 사업권을 지닌 현대아산의 최대주주이며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의 최대주주여서 대표적 남북경협주로 분류된다.

개성공단 셧다운으로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의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재영솔루텍은 전 거래일보다 23.92%(500원) 떨어졌으며 인디에프(-18.44%)와 좋은사람들(-16.90%), 로만손(-13.92%), 신원(-8.78%) 등도 줄줄이 급락했다. 이 밖에 금강산관광지구에 리조트를 가지고 있는 에머슨퍼시픽(-11.71%)을 비롯해 남해화학(-4.77%), 제룡산업(-4.53%) 등도 하락세로 마감했다.

반면 방산주의 주가는 급등했다. 항행용 무선기기·측량기구 제조업체인 빅텍은 전 거래일 대비 29.93%(835원)나 오른 3,625원에 거래를 마쳐 상한가로 치솟았다. 해군에 함안정기(항해 중 파도나 바람에 의해 발생되는 함정의 횡동요를 감쇄시키는 설비)를 공급하는 스페코도 전 거래일 대비 28.26% 올랐고 무기·총포탄 제조업체인 퍼스텍도 7.45% 상승 마감했다.

방산주의 상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경색된 남북관계와 더불어 사드의 한반도 배치 협의가 공식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강태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사드 배치 논의는 동아시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킬 것"이라며 "이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의 국방비 지출액 증가로 이어져 방산업종에 우호적 환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화테크윈(-4.46%)과 한국항공우주(-1.70%), LIG넥스원(-0.85%) 등 대형 방산주의 주가는 되레 하락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북 리스크 등으로 인한 방산주의 주가 상승은 실제 기업의 펀더멘털과는 별개의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일시적으로 쏠린 매수세가 사라질 경우 주가가 급락할 수 있기 때문에 테마성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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