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금리인상 계획 바꿔야" 연준 내부서도 신중론 확산

1월 FOMC 회의록 공개
"금융시장 불안 계속되면 美 경기 하방 위협 증폭"
내달에도 금리 동결 유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미국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금리 인상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처음 금리를 올릴 때만 해도 올해 네 번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던 연준이 인상 속도 조절 등 신중한 입장으로 선회함에 따라 다음달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공개된 연준의 1월 FOMC 정례회의록을 근거로 연준 위원들의 금리 인상 시점과 속도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회의록에 의하면 연준 다수 위원들은 원유 등 원자재 가격 하락과 중국 성장둔화 등이 미국 경제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기존 금리 인상 계획을 바꿔야 한다는 것에 대해 공감대를 보였다. 회의록은 "금융불안 상황이 계속된다면 이는 미국 경제의 하방 위협을 증폭시키는 요소가 될 것"이라며 "위원들은 기준금리 목표치의 적절한 경로에 대한 이전의 시각을 바꿔야 할지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12월 금리 인상이 일부 신흥국의 경기를 악화시키고 상품시장과 금융시장의 변동을 초래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리 인상 제약 요인인 부진한 물가상승률도 예상보다 길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위원들은 올해 네 번의 금리 인상을 고집하지 않고 통화정책을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게 적절하다는 데 동의하고 금리 조정의 시점과 속도가 향후 시장 변동과 미국과 전 세계 경제전망에 따라 바뀔 수 있음을 강조했다. 다만 일부 위원들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등 외부 요인들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불분명하다"며 "당장 중기적인 경제 전망을 바꾸는 일은 성급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연준이 고집을 꺾고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함에 따라 시장도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을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미국 국채선물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을 보면 오는 3월 FOMC 회의에서도 금리가 동결될 확률이 93.8%로 나타났다. /최용순기자 seny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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