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發 '가격파괴' 바람

"고객 되찾자" 온라인몰 등 상대 가격전쟁 선포
이마트 '기저귀' 롯데마트 '분유' 최저가 판매


대형마트가 기저귀·분유 등의 상시 최저가를 선언하는 등 온라인쇼핑몰과 소셜커머스 등을 상대로 '가격전쟁'을 선포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보다 비싸다는 통념을 깨고 이익을 줄여서라도 등 돌린 소비자를 붙잡겠다는 의도로 앞서 심각한 불경기 때 일본에서 번졌던 '가격파괴' 바람이 국내 유통업계 전반에 불어닥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8일 이마트는 '하기스' '마미포코' 등 주요 기저귀 브랜드를 온오프라인을 망라해 유통업계 최저가로 판매한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도 이날 '남양 임페리얼 XO' 등 인기 분유 제품을 업계 최저가로 팔기로 했다. 홈플러스도 연초부터 점포별로 재고소진 차원에서 주류·식품 등 위주로 땡처리 수준의 파격 할인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업체는 앞으로도 주간 가격변동 등을 조사해 해당 제품을 상시 최저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또 유통 전 채널을 통틀어 점차 최저가 상품을 확대해 대표 유통업체의 위상을 회복하기로 했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 "이마트의 최저가 선언은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고히 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앞으로도 가격 신뢰도를 더욱 높이고 소비자 이익을 극대화하도록 다양한 최저가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이 같은 방침에 소셜커머스와 온라인몰 업체도 맞대응할 방침이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대형마트발 최저가 공세가 이어진다면 오픈마켓에서도 가격전쟁이 한층 불붙을 것"이라며 "대형마트의 공세를 주시하면서 서비스 차별화 등 대응책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유통업계는 대형마트에서 시작된 최저가 선언이 공산품을 넘어 생필품 등으로 확대되며 업계 전체로 퍼질 수도 있다고 본다. 또 온라인몰·소셜커머스 등이 강력히 응전할 경우 소비침체와 맞물려 우리 사회에 초저가 할인의 일상화가 촉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규모의 경제를 갖춰 파격 할인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대형마트가 불황기를 통과하며 온라인 시장의 저가 공세에 맞대응하기 시작했다"면서 "온라인몰도 이윤을 줄여 대응하는 등 앞서 일본에서처럼 유통업계 전반에 가격파괴 바람이 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희원·김민정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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