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시장 글로벌 운용사 CIO에 묻다] 신용 스프레드 확대… 회사채 투자 매력

<3·끝> 밥 졸리 슈로더 CIO
글로벌 통화정책 확장 기조로 기업 부도 가능성 상대적 낮아
유럽 주변부 국가 하이일드債 등 이자수익률 높은 자산에 관심
ECB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유로존 금융위기는 없을 것

밥 졸리 슈로더 글로벌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최근 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이(신용 스프레드)가 역사상 상위 10% 수준까지 확대됐습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도산할 가능성은 낮은 데다, 최근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회사채처럼 이자수익률이 높은 자산들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습니다."

밥 졸리(사진) 슈로더 글로벌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회사채 투자전망이 밝다고 밝혔다. 슈로더는 지난 1804년 영국 런던에 설립된 투자신탁회사로 미국, 유럽, 아시아, 중동 등 27개국에서 4,465억 달러(약 548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졸리 CIO는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것이 경기 둔화를 암시하는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통화정책은 여전히 확장 기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최근에 제기되고 있는 경기 침체 가능성은 과장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투자적격등급 채권과 일부 하이일드 채권의 스프레드는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수준까지 올라와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경우 원자재와 밀접한 업종들을 분석한다면 광범위한 투자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유럽의 경우 주변부 국가들이 핵심 국가들 대비 매력 있는 금리 수준을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지난해 유로존 투기등급 회사채의 부도율은 0.7%에 불과했고, 같은 등급의 미국 회사채 부도율도 3.4%에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부도율(유로존 10.5%, 미국 14%)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피치는 올해도 유로존 회사채 부도율이 1% 미만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졸리 CIO는 마이너스 금리가 유로존에 금융위기 조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유로존 경제에 피해를 줬다고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국가 부채 비중이 높고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량 통제가 어려운 유로존 같은 지역에서 채무에 따른 비용이 줄어드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는 6,000여개 유럽은행들 대부분이 전통적인 예대마진을 기본적인 수익원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유럽중앙은행(ECB)의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들을 곤경에 빠뜨릴 것이라는 시장 일각의 지적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다만 졸리 CIO는 ECB의 추가 부양책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는 "마이너스 금리는 일본에서처럼 은행업종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ECB의 추가적인 부양책은 더욱 신중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드라기 총재는 은행 재무제표 상 자금조달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선순위 채권을 매입할 수 있지만, 이로 인한 비용은 기업들과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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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2005년 영국 가트모어(Gartmore) 자산운용 글로벌 채권 펀드 매니저, 구조화 채권 운용 총괄 헤드, 채권 포트폴리오 구성 총괄 헤드 △2005~2011년 UBS 글로벌 자산운용 통화·영국채권·글로벌 국채 운용 헤드 △2011년~ 슈로더 그룹 글로벌 채권 부문 CIO




/박민주기자 parkm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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