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 가락시영 재건축, 전면 철거 안 된 이유는

전체 5% 안되는 3곳 소송으로 지연
'기술적 알박기'에 공사·이주비 늘어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하는 헬리오시티가 전체 면적의 5%도 안되는 공간에 대한 소송으로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송파 헬리오시티는 최고 35층 9,510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급 단지로 지난해 11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3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조합 측에 따르면 착공 4개월째인 지금까지도 철거되지 않은 곳은 3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 12개 동의 상가 중 일반상가 '마'동과 별정상가 '마'동, 그리고 현재 HID 북파공작원 단체가 점유하고 있는 가건물 구역이다. 이곳들은 모두 현재 가락시영재건축조합과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는 "단지 외곽에 위치한 상가와 가건물 등 총 3곳이고 규모도 작아서, 공사 진행에 크게 방해가 되는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대로는 초반 터파기를 함께 못해 시간·비용 측면에서는 손해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체 부지의 남동쪽 모서리에 위치한 마동 상가는 소송을 통해 지난 1월 말 강제집행이 진행됐지만, 112호 사무실 한 곳은 새로운 소송 중이다. 소유주의 가족이 이곳에 사업자등록을 해 놓아 강제집행에 나설 수 없었기 때문. 북동쪽 모서리 송파동부센트레빌 앞 쪽의 별정상가 '마'동은 원래 연탄상가였던 것을 개조한 것으로 역시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보다 더 문제가 복잡한 것은 남서쪽 모서리의 HID 북파공작원 단체의 가건물이다. 컨테이너 건물과 가건물, 재활용품 등이 쌓여있는 도로변의 길쭉한 땅으로, 원래 SH공사 소유로 HID에 임대된 공간이었다. 하지만 철거가 시작되면서 차일피일 이주를 미루던 이들은 이제 보상을 요구하며, 현재 이 부지를 인수한 재건축조합 측과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내달 말 변론기일을 앞두고 법원에 제출한 준비서면에 따르면 요구 금액은 약 54억 원 규모다.

공사가 지연되면 이주비가 가장 큰 문제다. 조합원 6,600여명의 조합원이 각각 2억원 내외로 대출받은 이주비는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철거가 끝난 시점 기준으로 매달 이자만 30억 원 수준이다. 2003년 조합 설립 이래 조합원 간 갈등과 법적 소송 등으로 12년 넘게 표류했던 가락시영 재건축조합은 이미 비용 부담이 쌓여 있는 상태다.

김범옥 가락시영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조합장은 "재건축 현장에는 꼭 이런 식으로 규제를 교묘하게 피해가는 '기술적 알박기'가 있다"며 "공사에 방해가 되지만 치명적인 것은 아니니 끝까지 법대로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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