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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등 큰손들이 선박과 지하철, 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특별자산펀드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오랜 기간 계속되면서 주식·채권 등 전통적 자산투자 수익이 낮아지자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특별자산펀드(국내형·해외형 포함) 순자산은 2004년 해당 통계가 집계된 후 처음으로 40조원을 넘어선 40조360억원을 기록했다. 2012년 18조6,524억원이었던 특별자산펀드 순자산액은 지난 5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했다.
특별자산펀드는 주식이나 채권을 제외한 선박이나 지하철·광산·유전·발전소·지식재산권 등 특별자산에 펀드 자산의 50% 넘게 투자하는 펀드다. 투자대상 범위가 넓다는 장점이 있지만 펀드자산 내 유지, 가치 평가 등이 까다로워 전문성을 갖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하는 사모펀드 형태가 대부분이다. 또 일정 기간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이 대부분이다. 펀드평가사인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용 중인 공모형 특별자산펀드(해외 투자 펀드 포함)의 설정액은 3조1,299억원으로 전체 특별자산펀드의 10% 가량에 불과하다. 펀드 수에서도 사모펀드가 425개로 공모펀드(154개)를 압도하고 있다.
특별자산펀드 규모가 최근 급증한 것은 저금리·저성장 기조 속에서 주식 투자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연기금이나 은행·보험 등 기관들이 대체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에서 운용 중인 주식형 펀드는 2012년 91조1,608억원에서 올해 73조5,691억원으로 17조5,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주식형펀드 비중은 축소하는 반면 기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형과 초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체 투자 펀드의 비중은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별자산펀드가 어느 정도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업계의 의견이 엇갈린다. 대체로 국내 연기금이나 운용사·은행·보험 등 기관의 대체투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특별자산펀드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부에서는 일반인들도 투자할 수 있는 공모 상품이 극소수인데다 이를 개발하고 운용할 유인책도 없기 때문에 기관의 투자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대체 투자에 대한 중요성도 인정하지만 여전히 투자의 중심은 주식과 채권"이라며 "운용이 복잡하고 다양한 특별자산펀드를 공모형까지 확대하려면 우선은 공모펀드 성과보수 제한을 폐지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