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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야권의 심장' 광주에서 "낡은 과거와 과감하게 단절하겠다"고 선언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해온 햇볕정책에 대해서도 한계를 지적하고 대북정책의 전환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대표는 25일 광주시의회에서 '광주선언'을 발표하고 "과거 영광의 추억에만 기대어 현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무능함을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당의 핵심 대북정책인 '햇볕정책' 보완을 내세운 점이다. 김 대표는 "북한이 핵을 갖지 않았던 시점의 햇볕정책은 유효한 대북정책이었지만 북한이 핵을 보유한 지금 대북정책은 진일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햇볕정책 수정 의지를 밝힌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현재 적용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드는 것이 평화적 통일을 달성하는 하나의 전략적 수단"이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통일대박'과 같은 막연한 통일정책이 아니라 확고한 평화통일의 지향 아래 구체적인 대북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소외론으로 상처 입은 호남 민심에도 사과했다. 그는 "무능과 부패, 온정주의에 기대어 광주시민에게 실망을 줬다"며 "시끄러운 소수의 정당이 돼 소리 없는 다수의 목소리를 외면했다. 깊게 성찰하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호남은 역사의 고비마다 희생과 헌신을 다해왔지만 중요한 정치적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는 소외되는 아픔을 겪었다"며 "이러한 상황이 호남의 자존심에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거듭 자성했다.
이어 "DJ(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호남 출신의 유력 대권 주자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가슴 아픈 사실"이라며 "능력 있고 새로운 인물들을 과감하게 등용해 수권 능력을 갖춘 경제민주화 정당으로 거듭 태어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호남 정치권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했다.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호남 의원들의 의정활동이 유권자들에게 굉장히 불편함을 줬다"며 "공천만 받으면 의원이 되고, 의원이 되면 안주하는 생활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DJ·노무현 정신을 존중하고 계승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이를 이용해 기득권을 지키려는 과거 관행은 단호하게 끊어내겠다"고 말했다. /진동영기자 j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