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물산 주식 2000억 매입

신규 순환출자 해소… 엔지니어링 자사주도 302억 취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삼성SDI가 갖고 있던 삼성물산 주식 2,00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나머지 의무처분 물량 가운데 3,000억원은 삼성생명공익재단이 떠안고 2,500억원은 블록딜로 매각해 신규 순환출자 고리를 끊게 됐다.

이 부회장은 또 책임경영 차원에서 삼성엔지니어링 자사주 30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삼성그룹은 25일 이 부회장이 삼성SDI가 매각을 추진하는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 가운데 2,000억원 상당의 주식(130만5,000주)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지분인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16.5%에서 17.2%로 0.7%포인트 높아졌다.

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내놓은 300만주도 매입했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는 옛 삼성물산과 옛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으로 합병하면서 7개의 순환출자 고리 중 3개가 강화됐다며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500만주(2.6%), 금액으로는 7,5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삼성SDI는 다음달 초까지 삼성물산 주식을 매각해야 했는데 이번에 이 부회장의 지분매입 등으로 의무를 이행하게 됐다.

앞서 이 부회장은 본인 소유의 삼성SDS 지분(2.05%)을 매각해 3,000억원을 마련했다. 물산과 엔지니어링 지분 매입에 사용하고 남은 700억원은 추가로 엔지니어링 주식을 사들이는 데 쓸 예정이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순환출자 해소과정에서 대규모 주식매각에 따른 시장 부담을 최소화하고 소액주주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삼성물산 지분 일부를 직접 매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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