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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를 '제2의 전성기'로 선포한 신세계그룹이 파죽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2주 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가 전 유통업계에 가격 전쟁을 선포하고 지난주 동생 정유경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백화점 강남점을 서울 최다 면적·최다 브랜드 백화점으로 탈바꿈시킨 데 이어 이번 주 세 번째 포문을 쉼 없이 부산에서 연다. 세계 최대 백화점인 부산 센텀시티점에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체험형 복합쇼핑몰을 증축, 국내 지역점 최초로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삼성가 계열 분리를 계기로 신세계의 첫 전성기를 이뤄낸 것처럼, 아들인 정용진 부회장과 동생 정유경 총괄사장이 본격적인 2세 경영 체제를 맞아 유통가의 미래상을 적극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유통가 변화의 선봉에 선 신세계 강남점과 신세계 센텀시티, 이마트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독립 이래 가장 공들여 조성했던 3대 업체이기도 하다.
28일 신세계백화점은 부산 센텀시티점을 증축해 총 면적을 50% 가량 늘리고, 영남 지역 최초의 라이프스타일 쇼핑몰을 구성해 올해 국내 지역점 사상 첫 연 매출 1조원에 도전한다고 선언했다. 신세계는 오는 3월 3일 센텀시티 B부지에 시내 면세점과 일렉트로마트, 더라이프, 파미에스테이션, 몰리스펫샵, 키자니아 등 다양한 전문점을 갖춘 센텀시티몰을 개장한다. 이렇게 되면 백화점 센텀시티점은 기존 영업면적 13만1,901㎡(3만9,900평)에 신축 공간인 센텀시티몰(5만7,900㎡·1만7,500평)과 매장으로 변모한 지하 2층 '영 스트리트 패션몰(8,661㎡·2,620평)' 등을 더해 총면적 19만8,462㎡(6만20평)에 달하는 부산· 영남 지역 최초의 초대형 도심 복합쇼핑몰로 탈바꿈한다.
센텀시티는 증축 효과를 통해 올해 국내 지방점 최초로 '백화점 1조원 클럽'에도 도전한다. 센텀시티점이 개점 7년 만인 올해 1조 클럽에 가입할 경우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간 1조 달성과 지방 백화점 최초 1조 달성 기록을 동시에 갖게 된다.
센텀시티몰에는 '신세계표' 유통 전문점이 모두 출점, 국내에 급부상 중인 전문점 시대를 본격적으로 여는 효과도 내게 된다. 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와 생활·리빙 전문점 더라이프는 이마트의 전략 매장인 이마트타운 킨텍스점에 쇼룸형 편집매장으로 첫 선보인데 이어 각각 2호점을 연다. 서울 센트럴시티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신세계표 외식 전문몰 파미에스테이션과 유아 체험시설 키자니아, 복합서점 반디앤루니스 등도 들어선다. 지하 2층에서 지상 7층에 이르는 증축 공간의 대부분을 쇼핑에 보고 즐기는 재미를 더한 체험형 쇼핑몰로 꾸미는 셈이다. 몰 개관에 맞춰 백화점도 리뉴얼, 지하철과 연결되는 지하 2층에 10~20대를 겨냥한 패션 스트리트를 조성하고 올해 하반기에는 지방 최대의 남성 전문관도 연다. 이를 통해 점차 백화점에서 멀어지는 2030 세대를 흡수하고 갈수록 초대형 매장에만 몰려드는 고객 트렌드도 반영한다는 공산이다.
이전 개장하는 시내 면세점은 공간을 30% 가량 늘리고 롤렉스·불가리·버버리, 아르마니, 페라가모 등 60여 개의 브랜드를 확충해 총 330여개 브랜드를 선보인다. 백화점과의 연계도 추진, 5%에 머물던 센텀시티의 외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을 1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신세계는 이번 증축으로 백화점과 면세점, 라이프스타일 쇼핑몰, 호텔, 푸드마켓, 프리미엄 아웃렛을 잇는 '신세계 타운'을 조성하게 된다. 아직 미개발된 16만512㎡(5,000평) 규모의 센텀시티 C부지 역시 수년 내 도심형 리조트로 구축해 식음·엔터테인먼트 시설이 총망라된 동북아 최고의 쇼핑관광 랜드마크로 육성할 공산이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글로벌 관광지 센텀시티에 신세계타운을 조성해 부산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쇼핑 관광 도시로 자리잡도록 힘쓰겠다"며 "시내 면세점을 기점으로 백화점, 쇼핑몰, 조선호텔, SSG 푸드마켓, 부산 프리미엄아울렛 등 신세계그룹의 유통 노하우가 총집결된 글로벌 쇼핑관광 벨트를 구축해 내외국인 유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